지난해 4월 서대문구 구립 카페로 문을 연 '카페 폭포'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홍제 폭포'. 사진 서대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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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다수인 서울 서대문구의회에서 내년도 구 예산안을 대폭 삭감해 날치기 논란이 일고 있다. 서대문구는 이에 따라 내년도 주요 사업인 폭포카페 관련 사업과 유진상가·인왕시장 정비사업 등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주장한다.
23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의회는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난 17일 2025년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양희 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여야 원내대표, 예결위원장이 참석했다. 하지만 서대문구의회 제304회 제2차 정례회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예산 수정 동의안을 기습 발의했고, 기존 여야 합의안을 대신해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서대문구의회는 의원 15명 중 민주당 소속이 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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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방문객 150만명 폭포카페, 페스티벌 못 연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 7716억3000만원 가운데 117억(227건)이 삭감돼 용처 없는 유보금으로 남게 됐다. 특히 구 역점 사업인 홍제폭포 관련 사업 예산이 대폭 줄었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4월 고가다리 아래 낙후한 공간을 인공폭포로 조성해 구립 ‘카페 폭포’를 열었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 나 누적방문객만 150만명에 달한다. 구는 카페 수익금으로 행복장학금을 조성해 관내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114명에게 2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청의 전경. 사진 서대문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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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는 내년부터 폭포를 찾는 외국인을 위한 한류문화체험관을 조성하고 여름페스티벌도 만들려고 했지만, 관련 예산 12억원이 삭감됐다. 또 지역 숙원 사업인 유진상가 일대 정비사업을 위한 설계공모비 11억원, 올해 4개 전국대회를 모두 석권한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운영비 8억4800만원 등도 삭감됐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구 역사상 처음 있는 날치기 통과로, 민선 8기 신규 추진 사업에 대한 표적 삭감 의혹이 짙다”며 “상임위와 예결위 합의를 무시한 채 본회의에서 수정동의를 남발하면 위원회 제도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대문구는 이번 예산안 수정동의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예결위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은 채 통과된 만큼 향후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의 비상식적인 예산안 의결권 행사가 의회 파행과 주민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여야를 떠나 구의회가 주민 일상을 책임지는 본질적 역할에 충실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서대문구의회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민생과 상관없는 불필요한 예산만 삭감했을 뿐 나머지는 구에서 요청한대로 반영됐다”고 밝혔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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