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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고양이집사연맹” “탈모병아리협회” NYT, 한국 시위 깃발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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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전국낭만해적단, 무적의 오빠들, 그냥 고양이 자랑하려고 깃발만든사람, 전국아늑한쓰레기통민연합, 생파못연대' 등등 이색 단체의 이색적인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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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친(화난) 고양이 집사 연맹’ ‘전국 멀미인 연합’ ‘인도영화 진흥위원회 서울지부’

미 뉴욕타임스(NYT)가 12·3 계엄 사태 이후 벌어진 한국의 집회 시위 때 등장한 이런 깃발 문구를 두고 “한국인들은 대통령 퇴진과 같은 심각한 대의를 위한 시위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낙관적이며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NYT는 22일(현지 시각) ‘밈과 농담과 고양이, 정치 시위에 패러디를 활용하는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여의도 집회 현장에 등장한 깃발 문구의 의미를 짚으면서 이런 분석을 내놨다.

NYT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선 한국인 중 일부는 농담과 풍자라는 예상치 못한 표현 수단으로 분노를 표출했다”며 “이들은 고양이와 해달, 음식에 관한 기발한 메시지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인해 아늑한 침대에서 벗어나야 했다는 농담이 담긴 깃발을 흔들었다”고 했다.

NYT는 그러면서 소셜미디어에 퍼진 깃발 문구를 소개했다. ‘만두노총 군만두노조’ ‘방구석 피자토핑 연구회’ ‘전국 알감자 협회’ ‘가상 꽃 심기 운동본부’ ‘전국 공주 모임’ ‘일정 밀린 사람 연합’ ‘전국 탈모 병아리 협회’ ‘전국 해달은 수달이 아니야 협회’ 등이다.

NYT는 “‘만두노총’ 같은 깃발 속 단체 일부는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노동조합이나 교회·학교 등 실제 단체들을 패러디한 것”이라며 “이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반대하는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 유머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라고 했다. 김새림(28)씨는 “실제 시민단체 일원이 아니더라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연세대 사학과 이기훈 교수는 NYT에 “이들은 ‘정치적 단체와 아무 관련이 없는 우리에게도 이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위대가 자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은 화났을지언정 엄숙해지거나 도덕주의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며 “깃발들의 존재가 긴장도를 완화해 주는 효과를 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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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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