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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돈방석 기회…'트럼프 불법이민 특수' 노리는 美 민간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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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0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국경 단속 직원들과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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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미 민간 교도소들이 분주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만큼 ‘특수’를 누릴 것이란 기대에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미 민간 구금 업체들은 관련 시장 급성장에 대비해 시설 확장 등에 나서고 있다. 기존 시설에 가능한 한 많은 구금용 침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새로운 구금 시설을 짓기 위해 부지도 물색 중이다. 시설 관리 인원을 충원하는가 하면, 정부 입찰을 따내기 위한 로비스트 채용에도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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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주 티후아나에 설치된 국경 장벽 앞에서 미국 입국을 원하는 이민자들이 모여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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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움직임은 트럼프 2기에서 펼쳐질 국경 정책에 근거한다. 앞서 캐럴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지난달 폭스뉴스에 “트럼프가 취임 첫날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선 약 93만 5000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했다. 2기에선 더 많은 수의 추방이 예상되고 있다.

불법 이민자 추방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불법 이민자로 신원이 확인된 이들은 체포된 후 판결을 받고 추방될 때까지 일정 기간 수용 시설에 구금돼 있어야 한다. 트럼프가 ‘국경 차르(국경 문제 총괄 책임자)’로 지명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대행은 CNN에 “ICE엔 당장 (구금용) 침대가 최소 10만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교도소 업체 GEO 그룹의 조지 졸리 회장이 지난 대선 직후 투자자들에게 “(트럼프 당선은) 우리에게 다시 없을 기회”라고 말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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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립스버그에 있는 민간 교도소 업체 GEO그룹의 구금 시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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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GEO 그룹은 관련 시설을 확충해 1만 3500명 수준이었던 수감 규모를 3만 1000여명까지 늘렸다. GEO 그룹은 해당 시설이 모두 가동될 경우 연간 4억 달러(약 5798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GEO 그룹은 최근 트럼프 1기 때 미주기구(OAS) 주재 대사를 지낸 카를로스 트루히요가 운영하는 로비 업체와 계약했다. 또 트럼프 2기의 실세로 평가받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의 딸인 케이티 와일스도 고용했다.

또 다른 민간 교도소 기업 코어시빅은 이미 폐쇄했던 텍사스 수용 시설 등을 재가동하면 수용 규모를 최대 2만 5000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가 미국 국적인 불법 이민자의 가족도 추방에 나설 경우,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추가 구금시설 건설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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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파에 설치된 국경 장벽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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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업체도 특수 기대감이 높다. 대규모 추방이 현실화하면 이송에 필요한 전세기 운항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불법 이민자 약 14만 9000명이 전세기로 이송됐다. WSJ은 “연방정부 하청업체인 클래식 에어 차터는 2017~2023년 불법 이민자 전세기 서비스로 8억8000만 달러(약 1조2800억원)를 벌었는데 향후 더 많은 일감이 들어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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