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비용 상승에 면적 깎아 주택 비용 상승 억제
전문가 '안정된 집 없으면 결혼·출산 주저해 저출산 조장'
도쿄타워가 보이는 일본 도쿄 시내 전경. 2024.9.11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23년 기준 일본 주택 평균 면적은 92㎡로, 가장 넓었던 2003년 대비 3㎡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총무성이 발표한 '주택·토지통계조사'를 바탕으로 면적만 놓고 보면 30년 전인 1993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평균 면적이 좁아진 배경에는 이른바 '스텔스 가격 인상'이 있다. 건설 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집 면적을 깎아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수법이 만연해졌다.
일본의 주택은 1960년대 이후로 평균 면적이 넓어지는 경향이 이어지며 2000년대에 정점을 찍고 근 5년 동안은 축소 세가 뚜렷해졌다.
특히 공동주택의 평균 면적은 약 50㎡로, 국가가 '풍요로운 주택 생활'을 위해 마련한 기준인 55㎡에 미치지 못했다. 이 면적은 도시에서 성인 2명이 함께 사는 것을 전제로 책정됐다.
도쿄에 남편과 함께 사는 한 50대 회사원(여)은 "숨이 막히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푸념했다. 이들이 사는 집은 약 30㎡(9.075평). 이사도 고려해 봤지만 직장에서 가까운 곳의 주택은 구입은커녕 더 넓은 집의 집세를 부담하기 어려워 단념했다.
이런 경향은 2024년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마쓰다 다다시 부동산경제연구소 상석주임연구원은 "주택이 좁아지는 최대 요인은 비용 흡수"라고 지적했다.
국토교통성의 건설공사비 디플레이에 따르면 공사비용은 2015년 대비 30% 정도 뛰었다. 인기 주택지의 경우는 땅값 상승도 무시할 수 없다.
콘도미니엄 자산운용의 후치노우에 히로카즈 대표는 "맨션에서는 면적 축소와 병행해 현관 등 공용부에 사용되는 자재 가격을 낮추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된 집이 없으면 결혼이나 출산을 주저하는 움직임도 나올 수 있다며 주택 면적 축소는 "최종적으로 희망하는 출산의 수를 단념하는 등, 저출산을 조장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닛케이는 "구조적인 주택 면적 축소 흐름은 주택 분야만 한정한 시책으로는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짚었다.
도쿄 칸테이의 다카하시 마사유키 상석주임연구원은 "고도 경제성장기도 주택 가격은 상승세였지만 임금도 올라 더 넓은 주거 공간을 확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현 상황을 타파하는 열쇠 역시 실질임금의 안정적인 상승에 있다"고 분석했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