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전성 지표 도입에 선제 대응
올해 들어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순발행 규모가 1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23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 순발행 규모는 16조9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순발행 규모를 살펴보면 2019년 11조3446억원, 2020년 9조6260억원, 2021년 11조7806억원, 2022년 3조9102억원, 2023년 2조1281억원 수준이다. 올해 규모는 지난해의 약 8배 수준이다.
자본성증권은 회계상으로 자본으로 인정돼 현금 확보와 재무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기업들이 이같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사, 은행,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 발행 의존도를 키우고 있다.
올해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발행 물량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 1조2000억원, 신한금융지주 8000억원, 하나금융지주 8000억원, NH농협금융지주 5000억원, KB금융지주 4000억원 순으로 많다.
지주사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집중하는 것은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BIS비율은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중을 나타낸 것으로,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BIS비율 권고치는 당초 10.5%였으나 지난해 금융당국은 금융지주들에 자기자본을 1%p 추가로 쌓도록 주문한 상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고조됐던 만큼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 9000억원, 농협은행 6000억원, 국민은행 3580억원, 신한은행 4000억원, 우리은행 4000억원 순이다.
은행들 역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BIS 총 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BIS 수치는 13% 수준이다.
올해 국내 은행, 금융지주사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투자수요는 풍부했다는 평가다. 연기금 등 '큰손' 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높은 금리로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한 결과다.
또 올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은 7조원이 넘어갔다.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 발행을 늘리는 데는 지난 2023년 도입된 자본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지난해 도입됨에 따라 기존 지급여력제도(RBC) 제도 대비 요구자본이 증가하며 자본적정성 관리가 강화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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