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법적 흠결, 내란죄 입증에 중요
'부의장' 한덕수 총리 내란 방조 지적에
"고의성 여부는 추가 조사로 입증해야"
"방첩사 파견 요청, 현장 안내로 이해"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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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와 관련해 "절차적으로 법률상 흠결이 있다"며 "내란죄 혐의 입증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국무회의 부의장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내란 방조 의혹에 대해선 "추가 조사로 고의성을 확인하겠다"며 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경찰은 윤 대통령과 수감 중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빼놓고는 회의 참석자 10명을 불러 조사했다.
우 본부장은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위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해 "법적,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엄법 2조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한다.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어 사실상 국무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계엄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3일 밤 국무회의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요식행위'에 그쳤다. 한 권한대행은 3일 오후 8시 40분쯤 윤 대통령의 계엄 소식을 전해 듣고 국무위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을 설득하러 오후 9시쯤 회의를 부랴부랴 소집했다. 그러나 개회 및 종료선언, 계엄 안건에 관한 국방장관의 사전 보고도 없었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함께 문서에 서명하는 '부서(副署)' 절차도, 회의록 속기도 없었다. 오후 10시 17분 시작한 회의는 5분 만에 종료됐다.
야당 위원들은 국무회의 부의장을 맡는 국무총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본부장은 "총리에게 내란 행위에 대한 공모 내지 묵인·방조 혐의가 있다고 보냐"는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 일단 일차적으로 조사했다. 고의성 여부를 추가 조사를 통해 입증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한 권한대행 역시 11일 국회에 나와 "계엄 국무회의는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며 "국무회의가 아니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국수본은 최근 한 권한대행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4시간 30분가량 조사했다.
'방첩사 체포조 지원 의혹' 일제히 부인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과 나눈 문자메시지 화면을 인쇄해 공개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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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막후 설계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이 담긴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 전 사령관) 수첩에 사살이라는 표현이 있었냐"고 묻자, 우 본부장은 "피의사실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사실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국수본은 15일 노 전 사령관을 긴급체포하며 그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수첩 하나를 확보했다. 언론인, 노조, 판사, 공무원이 '수거 대상'이라고 적시됐으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의 유도'라는 표현도 담겼다.
경찰은 '체포조 지원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우 본부장은 "저희 실무자들한테 '국군방첩사령부 실무자들로부터 특정인을 체포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경찰청장으로부터도 그런 지시를 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방첩사 연락을 직접 받은 이현일 경찰청 수사기획계장도 "방첩사에서 '국회 쪽으로 출동하는데 체포 인력이 온다. 현장이 혼란스러우니 안내 인력이 필요하다. 5명의 명단을 달라'고 해서 형사를 보낸 것"이라면서도 "명단을 준 형사들은 수갑도 없었고 단순히 길 안내로 이해하고 활동한 것이지 체포라는 개념을 갖고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형사들을 국회에 보낸 박창균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도 "방첩사 '체포조'가 오는데 인솔해줄 형사 5명이 필요하니 명단을 준비해달라는게 최초의 받은 연락"이라면서도 "(체포조는) 방첩사에서도 경찰과 시민의 충돌이나 시민, 군중 간의 무력을 수반한 충돌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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