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순자산 6조4541억
콜옵션 매도 수익, 월배당 재원으로
기초자산 하락할 땐 손실방어 효과
정치 불확실성에 변동성 장세 지속
업계, 데일리 옵션 활용 등 차별화
매달 분배금을 받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가 올해 5.7조원 늘어났다. 시장 변동성이 커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현금(분배금)과 투자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장점에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6조4541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순자산 7748억원 대비 약 5조7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품 수도 11개에서 34개로 3배 넘게 늘었다.
자산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6개 커버드콜 ETF 상품을 새로 선보여 가장 많은 상품을 출시했다. KB자산운용은 4개, 한국투자운용은 3개, 한화자산운용은 2개, 신한자산운용은 1개 상품을 올해 상장했다.
커버드콜 ETF 상품이 주목을 받은 이유로는 높은 월 분배금이 꼽힌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이슈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커버드콜 ETF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기초자산의 콜옵션(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콜옵션 매도를 통해 얻은 수익(프리미엄)은 월배당 재원으로 활용된다. 기초자산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기초자산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
자산운용업사들은 커버드콜 ETF 상품에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커버드콜 ETF의 대표적인 한계는 기초자산 상승으로 인한 수익이 제한된다는 점"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옵션 매도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품군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데일리 옵션을 활용한 상품을 선보였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상방이 제한되는 커버드콜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데일리 옵션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콜옵션과 기초지수를 미스매칭하는 등 상품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커버드콜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금융당국은 투자자의 오인 가능성을 막기 위해 상품명에서 '○○%' 혹은 '프리미엄' 등 표현을 제외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커버드콜 ETF 성장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정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내년에도 트럼프 2기 본격 시작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정책 속도에 따라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시장 환경에서도 월배당 ETF는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내다봤다.
점점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도 커버드콜 ETF 성장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동준 팀장은 "은퇴 후 연금 생활자가 늘어나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커버드콜 ETF 상품 종류와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 업종 업황 혹은 시장 등락과 상관 없이 유효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품 구조가 어려워 투자 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정진 팀장은 "기초자산이 같은 커버드콜 ETF 상품도 구조가 다른 게 있다"며 "단순히 배당금을 많이 주는 ETF를 선택하기보다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현금 흐름에 맞추어 시장 상승도 일부 추종이 가능한지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류소현 기자 so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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