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오봉 전북대 총장.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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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22일 중앙일보와 전화·문자 인터뷰에서 “2025학년도 정원 조정은 국가가 강제해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총협은 의대를 둔 국·사립대 총장 37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3일 계엄 사태 이후 의료계는 의대 증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실책이라고 비판하며 2025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포함한 원점 재검토를 요구해왔는데, 이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다음은 양 총장과의 일문일답.
-의대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등록 일정이 끝났다. 향후 정원 변경 가능성이 있나.(※의료계에서는 수시모집에서 발생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는 방법 등 각 대학이 자율로 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절대 불가능하다.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과 투명성이다. 누구도 입시 결과를 임의로 바꿀 수 없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대학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국가에서 정원 조정을 권유하거나 강제하더라도, 대학은 그럴 수 없다."
-정부에서 방침을 바꾸더라도 같은 입장이라는 말인가.
"어떤 대학도 쉽게 따를 수 없을 것이다. 대학 입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적 파장이 엄청나다. 최근 모 사립대에서 생긴 사례처럼 입시에서는 아주 작은 실수가 일어나도 문제가 되는데, 고의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더 큰 일 아니겠나."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0명으로 줄여야 한다'(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주장도 나온다.
"내후년도 정원은 국민과 정부, 대학, 의료계 간 대타결이 있을 경우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각 대학들이 증원에 따라 교수 증원, 시설 증축 등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큰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서 조정 폭을 정해야 할 것이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학생, 서울아산병원 사직 전공의 등이 18일 낮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아산병원에서 윤석열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잘못된 의대증원으로 눈 앞에 다가온 대한민국 의료와 의료교육의 파국을 막고 의료정상화를 만들기 위한 시위라고 밝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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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총장은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면서도 “공부를 희생하면서까지 실현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신입생들이 수업 거부한다면?
"노동자들도 1년씩 파업하지는 않는다. 의견 표출도 1~2개월 정도면 충분하다. 그렇게 했는데도 (의견 반영이) 안 되는 거면 안 바뀌는 거다. 차라리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국가와 모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향후 학생 복귀를 위해 다른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 있나.
"6·25 전쟁 통에도 학교 교육은 계속됐다. 의견 표출은 좋지만, 공부를 안 하면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모든 총장님들과 의대 교수님들도 학생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조만간 (복귀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낼 생각도 있다."
-여전히 의료계는 의대 교육의 질 저하를 걱정하는데.
"분반해서라도 기존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최민지·이후연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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