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단기 손실 불가피
한국인 국난 극복 경험으로
장기적 이익 만들어 나갈 것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로 대한민국은 초유의 도전에 직면했다. 정치 및 정책 리더십의 부재,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 부족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예상 손실을 반영하듯 주식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통용되는 주식 가치평가모델에서 중요한 두 가지 변수는 미래 현금흐름과 할인율이다. 현금흐름은 기업의 이익과 관계가 있으며 할인율은 금리, 기회비용, 그리고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다. 기업의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면 당연히 주가는 상승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현 사태는 단기적으로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가치평가에 부정적이다. 나아가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할인율이 상승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은 순전히 부정적이기만 할까. 단기적 손실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 애초에 진행되던 정책들이 바람직하지 못해 경제에 이롭지 않았다면 이를 조기에 수정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어서다. 이번 사태로 일시적 공백과 어려움이 발생했으나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면 말이다. 여기에 향후 정책적 안정성이 더해지면 장기적인 불확실성도 감소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손실과 불확실성을 초래했지만 장기적인 이익과 안정성 증가에 대한 기대가 소멸된 건 아니라는 얘기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경제활동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기업은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안정적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손실을 감내한 뒤 더 나은 투자로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많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족하지 못하거나 발전 가능성이 없는 직업에 머물러 불행하게 사는 대신, 잠시 일을 멈추고 자기계발이나 휴식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경우가 흔하다. 비유하자면 지금은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진행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수술실에서 치료가 진행 중이고, 가족과 친구들은 결과를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대단히 불행하고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경제라는 관점에서는 이번 사태가 대한민국의 발전 여력을 이끌어낼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긍정론의 근거는 여전히 바람직한 체계와 법규의 존재, 시민들의 적극적인 행동력이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국난 수준의 난관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저력이 오늘날의 대한민국과 강력한 경제력을 만들어왔다. 시민들은 불확실성을 감수하고서라도 국가를 바로 세우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행동하는 주주들의 적극적인 태도가 기업의 체질을 더 건강하게 개선시키는 효과를 거둘 여지가 크다. 주주들의 행동력이 이사회 구성의 합리성을 높이거나 적절한 감시 기능을 작동시켜 올바른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수준의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현실과 이를 극복해 나아가는 주권자들의 움직임을 통해 역설적으로 더 밝은 미래를 점쳐보게 되는 배경이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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