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떨어진 코스피, 리밸런싱 필요
내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 14.9%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너무 떨어진 코스피에 국민연금이 목표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해 내년 국내 주식을 더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라 국내와 해외의 주식·채권, 대체투자 자산 등의 투자 비중을 조절하고 있는데, 매년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가 워낙 많이 빠져 상대적으로 여력이 많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내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14.9% ▲해외주식 35.9% ▲국내채권 26.5% ▲해외채권 8.0% ▲대체투자 14.7% 등이다.
국민연금의 중장기 플랜은 해외 투자를 늘리고 대신 국내 비중은 줄이는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정책의 방향성이 '해외 투자 강화를 위한 수익률 극대화'에 있기도 하고, 지금 국내주식을 많이 사둘 경우 나중에 기금이 줄어드는 시기가 왔을 때 국내 주식을 연간 수십조원씩 팔아야 하는 상황이 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5.9%에서 올해 말 15.4%, 내년 말 14.9%로 줄어들고 있다. 해외주식은 꾸준히 늘어 내년 말 목표 비중이 35.9%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국내 증시가 연초 대비 7.8%, 연고점 대비 15.8% 내려오면서 내년 리밸런싱 과정에서 국내주식을 더 담을 유인이 커진 상황이다. 올해 내리 국내 주식을 팔았던 국민연금이 내년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총 자산 1146조1000억원을 굴리고 있는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포트폴리오 비중은 12.7%(145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내년 말 목표보다 2.2%포인트(p) 부족한 수준이며, 추가로 들어올 보험료를 고려하지 않아도 여기서 25조3000억원을 더 살 여력이 있다.
지난해 5년 중기자산배분안 발표 당시 국내주식을 연간 12조원씩 사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규모다. 올해 1월부터 외국인이 순매도한 금액이 20조원 수준이다.
3분기 말 2600대던 코스피가 현재 2400선까지 내려온 데다 내년 기금 운용 자산이 더 들어올 것을 고려하면 투자 버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이달 국내증시에서 2조371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2조여원씩 팔고 나간 것과 반대 포지션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그간 한국 비중을 줄여 온 국민연금이 투자를 늘릴 여지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금액도 25조원 정도면 올해 외국인이 팔고 나간 금액과 비교했을 때 꽤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린다 해도 장기적인 매수세가 되긴 어렵다는 측면은 있다. 현재 1146조원에 달하는 기금은 30년 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점차 연금 수령자가 보험료를 내는 사람보다 많아지는 '성숙기'에 들어서면 국민연금이 연금 지급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협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국내 주식 비중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연금 지급이 수입보다 많아지는 성숙기에 연간 수십조원을 매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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