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등 증거 넘치지만 "정치적 악용, 배심원단 오염" 주장
[뉴욕=AP/뉴시스]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브라이언 톰슨 CEO의 살해 용의자 루이기 맨지오니가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경찰에 의해 호송되고 있다. 2024.12.20. /사진=민경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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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 루이지 맨지오니가 살인과 테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맨지오니 변호인은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해 "제 의뢰인(맨지오니)은 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맨지오니는 테러 행위로서 살인을 포함한 11건의 범죄 혐의로 뉴욕주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그는 주 차원의 혐의뿐 아니라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연방(국가 차원) 스토킹 및 살인 혐의도 받고 있다.
그의 변호사 캐런 프리드먼 아그니필로는 "제 의뢰인은 2개의 재판 관할권 전쟁에서 '인간 탁구공' 처럼 이리저리 치이는 대우를 받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연방 검찰과 뉴욕주 검찰에 의해 각각 기소돼 병행 심리될 예정이다. 맨해튼 (연방) 검찰은 맨지오니를 1급살인 혐의와 2개의 2급살인 혐의 및 불법총기소지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유죄 평결을 받을 경우 최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맨지오니의 행위가 테러행위로 "민간인들을 겁주거나 강압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또 뉴욕남부 연방검찰은 총기를 사용해 살인한 혐의와 2건의 스토킹 및 총기 범죄 혐의로 맨지오니를 기소했다.
이와 관련 맨해튼 검찰은 CCTV를 비롯해 "이렇게 증거가 많은 사건을 본 적이 없다. 흔한 사건이 아니"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CNN은 전했다.
맨지오니 측 변호인은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지난주 맨지오니가 뉴욕으로 인도될 당시 애덤스 시장이 현장에 나와 경찰들과 함께 있었던 점을 들어 '연출된 장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애덤스 시장은 취재진들을 향해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뉴욕시민이 사랑하는 이 도시에서 그가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애덤스 시장 본인이 현직 뉴욕시장 최초로 뇌물 혐의 재판을 받고있는 피고인이라는 점이다. 맨지오니 측 변호인은 "그 역시 뇌물수수와 부정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애덤스 시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확정적으로 언급해 배심원단을 오염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맨지오니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본인의) 문제로부터 주의를 돌리려 한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맨지오니는 지난 4일 새벽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옆 인도에서 소음기 달린 권총으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브라이언 톰슨 CEO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배된 끝 5일 만에 맥도날드에서 체포된 맨지오니는 자신이 범행을 저지른 책임을 의료보험사에 돌리는 내용의 선언문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의료보험업계의 "부패"와 "힘겨루기"를 직접 경고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관련 재판은 내년 2월21일 열린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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