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소상공인 대상 경영컨설팅 프로그램/그래픽=이지혜 |
은행권이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 주요 방안으로 '컨설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관련 전략 수립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컨설팅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은행들은 이미 컨설팅의 전문성을 높이고 접근성은 낮추기 시작했다. 반면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개인사업자 금융을 확대하기 위한 컨설팅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내년 1분기 중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소상공인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단계별로 창업자에겐 상권분석 등을 지원하고 기존 사업자에게는 경영자문과 법률·세무상담 등을 통해 성장을 지원한다. 폐업자를 위한 비용절감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은행별로 시행 중인 기존 소상공인 컨설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향후 열릴 TF(태스크포스)팀을 통해 내용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미 대형은행들은 대면 상담 창구를 확보하고 컨설팅 브랜드를 출범하는 등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 'KB소호컨설팅' △신한은행 '신한SOHO사관학교' 등이 있다.
은행권의 경영컨설팅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의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제공 건수는 1만6748건으로 2022년 1만1509건 대비 45.5%(5239건)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컨설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무료·소액이라 사회공헌과 자영업자 리스크 선제 관리라는 의미도 있다.
주거래은행이 아니어도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은 접근성도 낮추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식업 종사 자영업자와 예비사업자 대상 '원데이(일일) 클래스' 등을 수시로 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 스타트업 플랫폼과 손을 잡고 '하나 더 특별한 맞춤형 컨설팅'을 시작해 절차를 간소화했다.
시의성을 고려해서 취약 업권을 집중지원하는 등 '특화 채널'을 통해 차별화하는 전략도 꾀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13일 '기업고충 지원센터'를 전국에 12곳 신설했다. 최근 고환율·고물가 등 경기상황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컨설팅 체계를 잘 갖추고 있어서 서비스 범위와 전문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며 "이번에 당국에서 폐업자를 위한 지원을 강조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리스크를 줄이면서 폐업을 돕는 쪽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대면 점포가 없는 인터넷은행들은 컨설팅 프로그램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 모두 개인사업자 대상 금융이 내년의 주요 성장 방향이기 때문이다. 그간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편의성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컨설팅 프로그램은 미비하다.
이번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에도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컨설팅 센터 구축이 어려우므로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됐으나 아직 인터넷은행권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상 상담이나 동영상은 실효성이 떨어지면서 공동 컨설팅 센터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우선은 일일 강좌나 프로그램 등을 검토 중"이라며 "시행까지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구체적인 컨설팅 방안은 은행연·금융당국과 적극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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