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
#. 무주택자인 40대 A씨는 최근 청약을 포기하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로 결정했다.
A씨는 “20대에 청약통장을 만들어 30대부터 열심히 청약을 썼지만 헛수고”라며 “결혼을 하고 애도 낳았지만 부모님이 자가에 거주하시고 자녀 1명이니 인기 있는 분양은 꿈도 꿀 수 없다. 애시당초 안 되는 게임이었던 거 같아 청약 해지한 돈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올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뛴 데다 분양가마저 크게 오른 영향으로 보인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60만9366명으로, 전월 대비 11만176명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한 달 만에 15만4996명이 빠진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수치다.
올해 7월 말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전월 대비 2만2904명 감소했다. 이후 8월(3만8611명), 9월(3만8793명), 10월(7만4698명) 등 점점 감소폭을 키우는 추세다.
지난 10월 정부가 기존 청약 예·부금 및 청약저축 가입자의 이동을 허용했지만 주택청약종합통장 가입자 수는 11월 2528만4478명으로, 전월 대비 오히려 9만5629명 줄었다.
청약저축(4197명), 청약부금(1241명), 청약예금(9109명) 모두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청약 납입 인정금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리면서 청약 대기자 부담이 커진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약 가점이 낮고 경제적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2030세대 1인 가구 등이 청약시장에서 4050세대보다 가점 경쟁에서 밀리자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경쟁률도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허탈감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올해는 강남권 ‘로또 청약’ 단지가 연이어 분양하면서 청약시장이 달아올라 경쟁률을 천정부지로 키웠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분양 물량은 2만9931가구로, 지난 2020년 4만2911가구 이후 4년 만에 최다 물량을 달성했다.
특히 대기 수요가 큰 강남·송파·서초 등 일명 ‘강남3구’ 정비사업지 8곳에서 일반분양이 이뤄져 청약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154.5대 1로, 지난 2021년 164.13대 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다.
올해 10월 분양한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의 경우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 1025.57대 1을 기록했다.
강남3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관심이 높다. 강남3구의 커트라인 평균은 72점으로, 만점이 64점인 3인 이하 가구도 가점제로는 강남 입성이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양가족이 없거나 적은 청약 가입자로서는 박탈감이 컸다.
치솟는 분양가도 영향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지난달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4720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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