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르포] "법 위반 설계", "한강조망 불가능"…삼성 vs 현대 한남4구역 놓고 날선 대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태원에 100m 거리 두고 홍보관 열어
설계, 사업 조건 지적하며 비방전 불사
"'스카이브릿지 현실 불가능" vs "50%가 북향"


더팩트

삼성물산은 24일 홍보관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서 100% 조합원 한강 조망을 위한 특화 설계를 강조했다. /황준익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황준익 기자] "현대건설은 법규를 위반한 설계입니다. 스카이브릿지도 현실 불가능합니다."(삼성물산)

"삼성물산의 설계로는 100% 한강 조망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한 제안으로 조합원분들을 속이고 있습니다."(현대건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를 놓고 맞붙은 가운데 공식 홍보관이 열린 24일 첫날부터 날 선 대립이 이어졌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공사비는 3.3㎡당 940만원으로 총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두 건설사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맞대결하는 건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이후 17년 만이다. 한남4구역 수주는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화될 압구정과 여의도 등 대규모 정비사업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두 건설사의 수주 의지가 강하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각각 홍보관을 열고 공식 홍보 활동에 들어갔다. 두 홍보관의 거리는 100m 남짓 거리에 있었다.

삼성물산은 홍보관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서 100% 조합원 한강 조망을 위한 특화 설계를 강조했다. 홍보관 설명을 맡은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체 2360가구의 70%인 총 1652가구 모두 한강 조망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며 "이는 전체 조합원(1166명) 대비 600가구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채광보다 조망에 가치를 더 뒀다"고 말했다.

더팩트

삼성물산은 현대건설의 스카이브릿지를 포함해 아파트 설계가 건축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황준익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분양수입도 현대건설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대건설 대비 분양면적이 488평 더 넓어 853억원의 분양수입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스카이브릿지를 포함해 아파트 설계가 건축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카이브릿지는 건축법상 정북 방향 높이 및 위치 위반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며 "31블록과 32블록 세대 한강 조망도 간섭돼 한강뷰를 가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형 주택 비율과 최고 높이 및 층수 등 정비 계획 및 법규를 위반한 불법 설계"라며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을 신경 쓸 수밖에 없어 차별화된 설계가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시공사라는 점도 차별화로 꼽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공사 중단 없는 유일한 시공사로 준공과 입주일정을 반드시 준수한다"며 "둔촌주공 사태처럼 현대건설은 공사 중단과 착공 지연을 협상의 무기로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더팩트

현대건설은 '1세대 1엘리베이터', '100% 남향 및 맞통풍 구조' 등의 설계를 강조했다. /황준익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1세대 1엘리베이터', '100% 남향 및 맞통풍 구조' 등의 설계를 강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남쪽으로 6베이 구조를 통해 조망, 채광, 맞통풍을 확보했다"며 "서빙고 고가도로보다 높게 아파트를 배치해 한강변 전세대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삼성물산은 50%가 북향 세대인 데다 층당 6세대에 엘리베이터는 3개에 불과하다"며 "특허 설계를 받은 나선형 구조의 'O타워'는 6m 깊이의 음영이 생기고 맞통풍도 안 된다. 서빙고 고가도로 간섭으로 1~2층은 한강 조망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공사비 인상 가능성에 따른 차이점도 짚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지질 여건이 변해도 공사비를 높이지 않지만 삼성물산은 착공 후 지질의 상황이 일반적인 경우가 아닌 특수한 경우 조합과 협의하기로 돼 있다"며 "착공이 지연될수록 삼성물산의 공사비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현대건설을 선택하면 조합원 분담금이 최소 1억9000만원은 축소된다"며 "독소조항이 가득한 삼성물산 제안서에 속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한편 두 회사의 홍보관은 시공사 선정일인 내년 1월 18일까지 운영된다.

plusi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