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엔비디아 분위기 속 주문형 반도체(ASIC) 수요 급증
미국 빅테크, 자체 AI 가속기 개발에 브로드컴 ASIC 써
브로드컴 CEO "빅테크, 향후 3~5년간 AI 투자 지속 예상"
"2027년까지 AI 칩 설계로 연간 수천억 달러 추가 수익"
값비싼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대신 필요한 기능만 담은 ASIC을 채택하는 '탈(脫) 엔비디아'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브로드컴의 통신용 반도체[사진=브로드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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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IT 업계에 따르면,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열풍이 2020년대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라며 "향후 3~5년 간 AI 인프라 투자 계획에 매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컴은 올해에만 AI 칩 설계 분야에서 매출 122억 달러(약 17조 779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220% 급증한 수치다.
탄 CEO는 "오는 2027년까지 AI 칩 설계에서 연간 수천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브로드컴의 주요 고객사로는 구글, 메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이 알려져 있다. 오픈AI와 애플도 브로드컴과 일부 ASIC 분야 설계를 협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기업이 브로드컴에 자사 AI 서비스에 특화된 반도체 설계를 주문하는 배경엔 비용 문제가 있다.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을 엔비디아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양도 시점이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ASIC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와 달리 특정 추론 연산만 수행하기에 전력 소비량이 적고, 가격이 저렴하다. 고성능 AI 가속기 1개보다 저렴한 ASIC을 여러 개 배치해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출시할 계획인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큰손 고객'으로도 브로드컴이 떠오르고 있다.
업체별 특화 AI 가속기를 생산하더라도 HBM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독식해온 HBM '큰손' 역할을 브로드컴이 나눠가지면 삼성전자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적층 양산 제품 [사진= 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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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이미 브로드컴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HBM4 시제품 개발, 준비에 돌입했고 삼성전자와도 협력의 문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HBM 시장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브로드컴의 고객사를 얼마나 삼성전자가 커버하느냐에 따라 1위 싸움을 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브로드컴은 과거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통신 장비용 칩을 설계해왔지만, 최근엔 첨단 서버 및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에서 설립됐지만 지난 2015년 싱가포르 아바고테크놀로지에 인수됐다. 사실상 범(汎) 중화권 반도체 기업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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