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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암울한 연말 밝히는 '희망의 빛'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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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청계천 빛초롱축제에서 재현된 조선시대 어가행렬 모습. 서울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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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밝히는 '소울 랜턴(Soul Lantern)'이 주제입니다. 꺼지지 않는 빛처럼 희망으로 가득 찬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사진)는 연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역대 최강 라인업으로 선보이는 서울 메가 이벤트 '서울 빛초롱 축제' 현장을 챙기느라 거의 매일 광화문과 청계천으로 출퇴근 중이다. 마침 올해 빛초롱 축제의 마지막 구간이 서울관광재단 본사가 있는 삼일로까지다.

빛초롱 축제가 첫선을 보인 건 2009년이다. 한국 방문의 해 선포를 계기로 시작한 행사가 누적 3000만명 기록을 세우며 최장수 서울시 연말 메가 이벤트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 중심에 길 대표가 있다.

"축제 기간 이곳을 찾는 여행객만 300만명에 달합니다. 특히 올해는 빛초롱 축제 메인 무대를 2년 만에 광화문에서 청계천으로 옮겼습니다. 그만큼 공을 들여 선보이게 된 것이지요."

빛초롱 축제는 내년 1월 12일까지 31일간 이어진다. 광화문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시작으로 광통교부터 삼일교까지 1㎞ 남짓한 구간이 환한 빛으로 둘러싸인다. 주제는 네 가지다. 광통교까지는 빛의 연희, 빛으로의 일상 탈출 테마로 이어지고, 장통교까지는 일상의 희락 그리고 마지막 구간 삼일교까지는 빛의 서울 산책이라는 테마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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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조형물도 길 대표가 직접 공들여 선택했다. 청계광장에서 광통교까지 160m 구간에는 조선시대 어가행렬을 재현하고 높이 8m짜리 이동식 무대 '산대'가 둥지를 틀고 있다. 세계적 랜드마크도 가세한다.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올해 열린 파리올림픽의 상징 에펠탑을 연출했고, 런던의 유명 건축물 빅벤도 세워 놓았다.

올해는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청계천광교갤러리에선 눈사람 무드등 만들기, 크리스마스 발광다이오드(LED) 장식, 산타할아버지 무드등, 꽃자수, 자개 손거울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3년 신년기관보고에서 빛초롱 축제를 하얼빈 국제 빙설제, 삿포로 눈축제, 퀘벡 윈터 카니발과 함께 세계 4대 겨울 축제로 성장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길 대표는 그 목표를 향해 분투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평가도 최고다. 축제계의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이벤텍스 어워즈(EVENTEX AWARDS)'에서 컬처 이벤트 부문(문화행사 부문) 은상과 페스티벌 부문 동상을 동시에 수상한 저력까지 있다. 서울시가 진두지휘하는 윈터 페스타의 핵심 축으로, 서울 빛초롱 축제와 광화문 크리스마스 마켓이 양 날개 역할을 한다면 '4대 겨울 축제'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영세 업체와 상생을 위한 크리스마스 마켓도 필수 방문 포인트다.

"공정한 선발 과정을 통해 올해도 50여 개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2030세대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은 90%에 달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습니다. 작년에는 매출도 10억원 넘게 발생했지요."

겨울 시그니처 빛초롱 축제뿐만이 아니다. 서울관광재단이 '여름 대박'을 터뜨린 '서울 썸머비치'도 길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광화문광장을 바다로 만들자'는 말에 처음에는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반전. 워터 슬라이드 2개와 40m 길이의 대형 수영장으로 만든 '광화 워터파크'가 들어서면서 내국인과 외국인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길 대표가 또 하나 공을 들이는 곳은 '서울의 산'이다. 서울관광재단은 등산화, 등산스틱 등 등산장비를 저렴하게 대여하는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를 북한산, 북악산, 관악산 3곳에 운영하고 있다. 이 세 곳을 찾은 등산족은 4만여 명. 이 중 44%에 달하는 1만7600명이 외국인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K콘텐츠 바람만큼이나 K등산 파워가 매섭거든요. K콘텐츠를 보러 와서 K등산을 하고 가는 K관광의 새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셈이지요."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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