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대중교통 거의 없고 택시비도 비싸 취중 운전대 잡아"
도로 단속하는 파리 경찰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에서 운전하는 이들 가운데 4명 중 1명꼴로 음주 운전을 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파리 경시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파리에서 실시된 음주운전 단속은 2만5천371건으로, 이 가운데 5천868건(23%)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적발 비율로 볼 때 파리는 '음주 운전의 수도'라고 표현했다.
같은 기간 1만6천684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약물 검사에서는 6천145명(37%)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르파리지앵은 파리 중심가인 4개 구(1∼4구)를 하루 35만대 이상이 통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음주운전 측정 건수는 적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매일 자가용을 운전하는 피에르는 이 신문에 "10년 동안 5구 경찰서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건 딱 한 번 봤다"고 말했고, 줄리앙 역시 "20년 동안 지내면서 파리에서 딱 두 번 음주 단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 전문 변호사인 레미 조소옴은 "15년 전에는 예방 단속이 더 활발히 이뤄졌지만 지금은 그런 단속이 크게 줄었다"며 "현재 단속은 주로 교통사고 발생 시에만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이 적은 것은 인력 부족 등 실질적인 한계 탓이라고 말했다.
한 경찰관은 "20년 전에는 훨씬 더 많은 단속을 했고 시간도 많았다"며 "하지만 인력이 줄면서 절도, 폭행 등의 신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시위나 노점상 단속 등 추가 업무도 늘었다"고 토로했다.
교통 사건 전문 변호사인 나단 기베르는 술을 마셨을 때 운전자에게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아 음주 운전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는 수도권에서 많은 이가 파티를 하러 오는 도시지만 야간 대중교통이 거의 없거나 제한적"이라며 "파리 인접 지역보다 더 멀리서 사는 이들에게는 택시비가 너무 비싸거나 택시가 아예 승차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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