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개봉을 앞두고 현빈은 인터뷰를 통해 "긴장되고 두렵기도 하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 와주시면 좋겠다"고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을 말했다. 실존 인물, 그것도 일제강점기 가장 유명한 투사인 안중근 장군을 연기하고 내보이기까지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하얼빈'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CJ ENM] 2024.12.24 jyy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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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이 크거든요. 더군다나 안중근 장군의 존재감이랑 상징성은 더 크다 보니까 개봉하고 얼마나 봐주실지 그런 부담이 계속 있죠.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어요. 연기에 대해선 감독님이 의도하신 것도 하얼빈에서 거사가 많이 알려져있지만, 그 과정에서 독립군들과 안중근 장군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들도 평범한 사람인데 인간적으로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을까 하는 데 초점을 맞췄죠."
안중근을 수락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역할에 다가가는 것도 어려웠다. 현빈은 안중근 역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꽤 많았음을 털어놨다. '하얼빈' 속 안중근이 예상보다 침울하고, 진지하고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때론 안중근 장군도 지위와 위치로 인한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있었을 거고, 판단을 잘못해서 동지들이 희생당했을 때 미안함과 죄책감이 있지 않았을까. 영화로서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고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거사로 많이 알려져있지만 안중근 장군이 그렇게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신 것도 전 몰랐거든요. 어릴 때부터 사냥하고 말타기를 좋아하고 능했다는 것도 처음 알게되고, 본명도요. 계속 주변 사람들을 믿고 기다려주고 하는 것들이 조금씩 보여서 영화에도 자연히 녹아들었죠. "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하얼빈'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CJ ENM] 2024.12.24 jyy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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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현빈은 '하얼빈'의 안중근 역을 처음엔 고사했음을 밝힌 바 있다. 그 이후 최종 수락하게 되기까지 쉽지 않은 고민들이 있었다. 현빈은 "인물의 무게감이 너무 커서 제가 감히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처음에 거절했던 이유는 안중근 장군의 상징성과 존재감 때문이었어요. 그 무게감이 너무 커서, 감히 제가 표현할 수 없을 범주라고 생각했죠. 정중히 말씀드리고 다음에도 감독님이 또 제안하셨어요. 그땐 시나리오가 조금 달라져 있었죠. 여러 번 말씀하시는 동안 분명히 감독님이 저한테 어떤 믿음이 있으셨기에 끝까지 제안을 하시는 거 아닐까 했고 저도 점점 궁금해졌어요. 나중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었고 또 굉장히 영광스러울 수 있겠구나 해서 수락을 하게 됐습니다."
안중근 장군을 연기하고 영화를 완성한 과정을 돌아보며 현빈은 "다 감사함 뿐이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제 앞길만을 보고 살아가지만 새삼스레 감사함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왔고, 꼭 기억해야만 하는 일도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삶에 치여 주변도 못 돌아보고 살았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뭐든 감사함이라는 거에 대해서 조금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다시 기억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뭔가 내가 진심을 다해서 해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뭐든지 그때마다 매 프로젝트를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만 가장 최근작이라서 그런지, 실존 인물이라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정말 어느 한 부분도 누가 안되려고 진심을 다해 노력했어요. 결과를 떠나 그런 경험이 제게 또 다른 영향을 분명히 미쳤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하얼빈'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CJ ENM] 2024.12.24 jyy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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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은 배우로서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또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서 맞는 변화는 자연스럽다고 했다. 늘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고자 하지만 점점 더 그런 생각을 멈출 수 없어졌다. 아내 손예진과는 배우 동료지만 작품에 대해선 오히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도 했다.
"늘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어떤 게 맞는 건가 생각해요. 또 아이가 태어나니까 어떤 아빠가 돼줘야 할까. 어떤 게 맞는 걸까 고민하지만 지금도 답은 못찾았어요. 그냥 계속 찾아야 될 것 같아요. 작품에 들어갈 때 어떤 직접적인 조언을 하지는 않아요. 좀 애매한 지점이 있죠. 서로 같은 배우다보니 의도는 그렇지 않아도 잘못 전달이 될 경우에 어떨지 모르니까요. 그냥 넌지시 안중근 장군에 관련된 책을 소개해주거나, 이런 것도 봐봐. 이런 얘기들을 해줬던 기억이 나요."
끝으로 일제강점기 독립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국을 되찾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안중근 장군의 삶이 현재 혼란스러운 상황과도 맞닿아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누군가는 마지막 내레이션이 지금의 시국과 맞아 떨어진다고도 했다. 현빈은 "한 발 한 발 신념을 가지고 가면 또 다른 내일이 오지 않을까"라면서 영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Better tomorrow'라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영화 안에서의 인물들도 고생과 희생을 했고 현재를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으신 거겠죠. 그래서 내레이션이 더 남다르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분명히 이런 어려운 상황이 당연히 없다면 좋겠지만 또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겠죠. 또 그런 상황들을 마주하게 되면 한 발 한 발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면 더 나은 내일이 오지 않을까 해요. 여태까지 우리는 그래왔던 것 같고요."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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