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 콜롬비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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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사법부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 정부에서 지명된 연방판사 3명은 당초 미 연방의회 상원이 후임 판사를 인준하면 은퇴하겠다고 밝혔으나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하자 은퇴 계획을 철회했다. 연방판사는 종신직으로 큰 잘못을 저질러 탄핵당하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트럼프 당선자가 이들을 교체할 수 없다.
WP는 연방판사들이 행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법부 내에서 공화당의 입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연방법원 시스템을 둘러싼 민주당의 광범위한 정치적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임기 말' 바이든, 판사 임명 속도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월 뉴욕주 연방법원 법정에서 사기 의혹 관련 재판을 받으며 불만스러운 모습으로 앉아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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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은 퇴임을 한 달 앞두고 연방법원 판사 임명에 속도를 냈다. 공화당이 대통령과 상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한 상황에서 진보 성향의 법조인을 한 명이라도 더 사법부에 안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AP통신에 따르면 상원이 캘리포니아주(州)를 관할하는 연방지방법원 판사 2명의 인준안을 가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4년 동안 총 235명의 연방판사를 임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임명한 연방판사(234명)보다 한 명 더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공화당은 판사들의 은퇴 계획 철회를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WP에 "일부 판사는 단지 법관 옷을 입은 정치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입장을 번복한 판사들을 비판하며 은퇴 계획을 밝힌 다른 판사들에게 입장을 번복할 경우 윤리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경고했다.
WP는 최근 몇 년 의회가 주요 현안을 두고 교착하고 연방판사들이 자신을 임명한 행정부가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에 따라 다른 판결을 하면서 사법부의 정치화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연방 사법 체계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는 지난 4년간 59%에서 35%로 감소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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