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순복음교회 김미형 집사
경기가 어렵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것, 하나님이 주신 행복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봉사, 내게 더 큰 위로"
"새벽예배의 은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나를 위로해 준 장구, 봉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기쁨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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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4년 12월 21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순복음교회 김미형 집사(레드페이스 신제주점 대표)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순복음교회 김미형 집사를 제주CBS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김영미> 현재 레드페이스 아웃도어 판매점 대표인데요. 이 사업장을 운영한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김미형> 이 매장은 2009년부터 시작했는데요. 그 전인 2006년부터는 탑동 이마트에 본사 직원으로 있었어요. 한 4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퇴사를 했는데, 저희 본사 과장님이 레드페이스 신제주 점주를 맡아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어요.
몇 달 정도의 매출을 보고 점주를 할지, 직원으로 있을지 결정을 할 거라고 하면서요. 딱 두 달 만에 점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매장은 아주 열악했어요. 옷 행거 한 줄정도 가지고도 지금 이상의 매출이 나와서 자신감이 생겼고요. 이 일로 저는 우리 아이들 다 키워냈지만 지금은 꿈의 매출이 돼서 아쉽긴 합니다.
◆김영미> 요즘 경기가 안 좋은 게 느껴지죠.
◇김미형> 너무 힘들죠. 한 1년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있으면 얼마든지 버틸 수가 있는데요. 그게 아니고 내년에 더 어렵다는 말들이 나와서 이걸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되기도 합니다.
주변에서도 다들 힘들다고 해서 언제 이 경기가 풀릴까 걱정입니다. 하지만 몇 년 안 있으면 제 나이 환갑이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해서 붙들고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김영미> 지금 사업장에 후원가게라는 표시가 많아요. 선한 일을 많이 하시는 분으로 알려져 있던데요.
◇김미형> 제가 CBMC를 통해서 여러 기관들의 대표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얘기를 나누다 보면 뭔가 도움이 필요한데 말을 건네지 못하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분들을 잘 알아요. 그래서 제가 먼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봅니다.
후원금액은 얼마 안 돼요. 하지만 이것도 하나님이 제게 주신 행복인 것 같아요. 이런 후원을 통해서 내가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뿌듯함도 있고요. 오히려 제 자신이 부자가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월드비전을 통해서 도움을 주는 아이들도 있는데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경제 활동을 할 때는 꼭 아이들을 한 명씩 맡아서 도움을 주라고 얘기해요. 이런 보람된 일이 본인에게 얼마나 큰 행복을 줄 수 있는지를 알려주죠. 다행인 건 우리 아이들이 정말 이 일을 하는 걸 좋아해요. 감사한 일입니다.
◆김영미> 교회는 언제부터 다녔어요.
◇김미형> 딱 언제라고 뚜렷하게 말할 수 없지만, 중학교 때는 부모님 모르게 다녀서 혼나기도 했고요. 시집가서는 교회 다니는 시부모님을 따라서 꾸준히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서울로 이사 갔을 때도 아파트 입구 교회를 다녔고요. 중간에 교회를 다니지 못했던 시기도 있습니다.
지금 제가 저를 돌아봐도 정말 간절함이 없을 때는 교회를 등지고 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새벽예배도 꾸준히 다니고 기도생활도 열심히 했지만 제 신앙이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반찬봉사 중에 만난 어르신. 김미형 대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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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반찬 봉사는 언제부터 다녔어요.
◇김미형> 한 10여 년 된 것 같아요. 제주시 자원봉사 센터장이 잘 아는 언니인데요. 이분이 지슬봉사회라는 단체에서 수요일마다 독거노인 반찬 봉사를 하셨어요. 근데 그 모습이 너무 멋있게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됐는데요.
누군가를 돕는 것, 특히 소외된 독거노인을 돕는 일들이 참 행복합니다. 이분들에게는 저희가 일주일에 한 번씩 보는 사람들이라, 자식들보다도 더 자주 보는 거잖아요. 안부도 여쭙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많은 위로가 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도 나면서 제가 드리는 도움은 조금이지만 이 일을 통해서 저는 더 많은 사랑을 갖고 오는 것 같아요.
◆김영미> 지슬봉사회는 봉사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김미형> 지혜롭고 슬기로운 단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좋은 분들이 많은데요. 명단으로는 50여 명 되지만 수요일마다 반찬 봉사를 하면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은 20여 명 정도 됩니다.
◆김영미> 제가 알기로는 요즘 열심히 새벽예배도 다니면서 신앙생활 잘하고 있다던데요.
◇김미형> 요즘에 좀 기도할 게 많아서 그래요. 딸이 지난달에 이사를 갔거든요. 하지만 가볼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서 걱정이 많아지더라고요. 워낙 면역력이 약한 아이라 새집증후군으로 몸이 안 좋아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어요. 그래서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고요.
아들도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건강 문제로 12월까지 병가를 내고 내려와 있어요. 그러면서 제 일을 돕고 있는데요. 제가 올라가지 말고 엄마를 도우면 어떻겠냐고 얘기했어요. 저도 나이를 먹어서 힘들어지기도 하고, 같이 천천히 봉사나 하면서 지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서 아들이 고민하고 있어요. 이런 일들이 기도를 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김영미> 필요에 의해서 새벽예배를 다닌다고 했지만 새벽에 깨어 기도하는 삶으로 인해 달라지는 것들이 많을 것 같아요.
◇김미형> 아까도 말했듯이 제 마음이나 제 생활이 평안에 이르렀을 때는 '그래 이 정도는 뭐'하는 자만심으로 뭉쳐서 혼자 좀 잘난 척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너무나 이기적인 믿음 생활을 주님은 어떻게 보실지, 가끔은 정말 제가 저를 봐도 아주 깍쟁이 같아서 봐줄 수가 없거든요.
근데 이런 사람일지라도 늘 저랑 함께하시는 걸 제가 알아요. 언젠가 새벽 기도를 갈 때였어요. 근데 삼거리 정도의 큰길로 빠져나가는 곳에서 백미러로 후방 미러를 보고 있는데, 하얀 옷을 입은 분이 제 꽁무니에서 천사처럼 붙어 있었어요. 예수님이었어요.
그때도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걸 딱 보고 나서 '아, 정말로 나랑 함께 하시는구나' 그래서 새벽 예배는 내 마음의 의지라기보다 그냥 눈이 떠져요. '하나님이 저를 보고 싶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기계적으로 나가서 앉아있기만 해도 은혜롭고요.
정말 내 상태가 너무 안 좋고 힘든 상황에 십자가를 보고 있으면 예수님의 형상이 보이는 거예요. 피 흘리면서 십자가에 매달린 그 형상이요. '예수님도 우리를 위해서 저렇게 힘들게 못 박혀서 구원을 주셨는데, 너는 뭐가 힘들다고 그러니' 이런 힘을 얻고 오기도 해요. 새벽 예배의 그 은혜는 말로는 형용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김영미> 그때 간절히 기도했던 그 문제들이 지금은 해결이 됐을까요.
◇김미형>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오래 걸렸지만 해결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저 역시도 시간이 좀 걸렸지만 정말 그때 당시에는 죽을 것 같이 힘들고 어려운 고난 속에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 정도의 어려움은 버틸 수 있게 문제를 주시고 그걸 통해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시는 걸 알기 때문에 그게 은혜인 것 같아요. 하나님은 각자한테 다 못 가기 때문에 어머니를 주셨다고 하잖아요. 하나님은 사랑이에요. 보기만 해도 너무 좋은 사람.
◆김영미> 지금 저는 장구얘기를 하고 싶어요. 남편이 아프셨고 또 얼마 전에 하늘나라로 가셨는데요. 이런 아픈 시기를 겪으면서 제가 옆에서 대표님을 지켜봤을 때 장구가 삶의 활력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장구공연 모습. 김미형 대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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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형> 사실 장구가 많은 위안이 됐습니다. 지난해 6월 1일부터 시작해서 이제 1년 하고 몇 개월이 지났는데요. 여름에 힘든 일이 있어서 한 두 달 쉬기도 했지만 제가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게 사실입니다.
이 장구는 우연한 기회에 고객으로 오신 현용해 이사님을 통해 배우게 됐어요. 고고장구라고 하는 건데요. 1시간 배우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파워풀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세교정도 되고요. 오십견이 낫는 분도 있어요.
근데 저는 그것도 좋지만 장구를 배워서 봉사를 다니고 싶어요. 지금도 칠십리 축제 무대에 서기도 하고 주간보호센터 같은 곳에서 봉사도 하지만, 앞으로 제 나이 환갑이 지나면 더 활발히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르신들이 손 붙들고 춤추고 노래하고 손뼉 쳐 주시는 모습이 너무 보람이고요. 얼마 되지 않아 저의 10년 후 모습이란 걸 분명히 알기 때문에 이 봉사가 너무 좋아요.
◆김영미> 어려운 시기에 찾은 신나는 일 가운데 하나였네요.
◇김미형> 맞아요. 우리 딸이 기회만 되면 내려오는데요. 쉬러 오지만 오랫동안 환자로 있는 아빠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하고 돌아갔어요. 자신이 이렇게 짧게 와도 힘든데, 엄마는 365일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어서 엄마가 아프면 어떡하냐는 얘기도 많이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딸을 시집보내게 되니까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짐을 하나 내려놓는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아들만 결혼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던 중에 장구를 배우게 됐고, 그 장구 연습실에 드럼실도 있어서 드럼도 배웠는데요. 이런 일들이 지친 삶을 떠나 활력이 됐던 것 같습니다.
한림의 미리네 주간보호센터 생일잔치 봉사 공연. 김미형 대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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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큼은 집중을 해서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여기에 집중해서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 지금은 남편이 떠난 게 가장 큰 아픔이었지만 오히려 오랫동안 남편이 아팠던 것보다 편안하게 가셨어요. 그리고 꿈에도 나왔지만 편안하게 있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쉬는 날마다 남편을 보러 가는데요.
어느 날 빨간 고추잠자리 한 쌍, 노랑나비 한 쌍이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당신 옆에 이렇게 이쁜 애들이 맨날 소풍 와서 심심하지는 않겠네"
그러면서 남편이 좋아하는 음악 틀어서 같이 간 큰 언니랑 부르면서 소풍 삼아 오래 놀다 왔어요. '살아 있을 때 그렇게 할 걸, 오름이라도 한번 데리고 갈 걸' 하는 후회도 되지만 잘 있는 모습을 꿈에서 보여줘서 저도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좋을 거예요. 여기 있을 때는 많이 아팠거든요.
◆김영미> 기도제목 나눠주시겠어요.
◇김미형> 딸아이가 이사를 했는데도 가서 도와주지도 못했어요. 새집 가서 알콩달콩 지금처럼 잘 살았으면 좋겠고요. 아들은 제가 제안한 문제도 있지만 잘 고민해서 좋은 길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좋은 길로 인도해 주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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