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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한국만을 위한 서비스?' 빅테크 전쟁 속 방향 튼 한국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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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 발표 주요 6개 글로벌 빅테크 기업 R&D비용 343조 원

국내 AI 시장 자본 한계 따른 개발 경쟁서 뒤처져

AI 소프트웨어로 선회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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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자본의 전쟁이 된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국내 AI 기업들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소식 대신, AI 소프트웨어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개발을 미룬 채 LLM 개발에 매진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소버린 AI(Sovereign AI, AI 주권)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점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걷는 국내 기업의 행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내부 일부 팀을 중심으로 테스트 중인 '카나나(Kanana)'를 내년 상반기 중 대중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상반기 일반인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신규 AI서비스가 될 카나나는 AI 에이전트(Agent, 비서)이자 메신저 서비스로 설계됐다.

카카오는 카나나 개발을 선언한 후 내수 중심형 AI 개발 기업의 대표로 꼽히고 있다. 지난 4월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 AI 사업의 차별점에 관해 "AI 시대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꼭 승자는 아닐 것 같다"면서 "언어모델의 싸움에서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의미있는 서비스로 넘어가는 게임이 됐다. 카카오는 우리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AI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사업에 치중하기는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1월 네이버의 통합 컨퍼런스인 '단(DAN) 24'에서 "네이버는 원천 기술인 검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국내 시장을 지켜왔듯이,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매출의 20~25% 규모의 R&D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며 AI 투자 의지를 다시 보여줬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청사진은 대부분 내수 사업 서비스 일색이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네이버 모바일에 'AI브리핑'을 도입해 생성형 AI 검색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네이버 앱의 홈 피드와 클립은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 광고해 체류시간과 수익성을 함께 잡을 계획이다.

IT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후발주자였던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폭발적인 성장과 주류 AI 안착 사례를 통해 소버린 AI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글로벌 빅테크 기업 6곳의 총 R&D 합산 규모는 2387억 달러(약 343조원)에 달한다. MS는 현재 AI 기술과 서비스에 있어 압도적인 차이를 벌렸다는 평가를 받는 오픈AI에 100억 달러(11조원)를 투자했으며, 아마존은 앤트로픽에 40억달러(6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여기에 비하면 현재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는 네이버의 R&D 투자규모는 약 2조 원이다.

IT 관계자 A씨는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현재 국내 기업이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달라서 그들과 경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오히려 좁고 깊은 서비스를 통해 해외 기업이 침투 불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반면 소버린 AI실종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입장도 있다. 소버린 AI는 AI를 구축하는 인프라와 자체적인 기술, 인프라와 기술에 관한 주권 등을 뜻하는 AI 담론 중 하나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종속되지 않기 위한 권리와 필요성을 뜻한다.

IT 관계자 B씨는 "현재 한국 AI 업계는 LLM 개발보다 소프트웨어·서비스 시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그 또한 의미가 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프랑스 등 예가 있다"며 "기술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를 지켜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 종속을 피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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