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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검찰과 법무부

[단독] 선관위 서버 분석 ‘검찰 동원설’ 공방…검경, 내란수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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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국군정보사령부 장교 등의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 촬영 모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공


12·3 내란 수사를 놓고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초기부터 주도권 경쟁을 벌여온 가운데, 경찰이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출동한 국군방첩사령부 관계자로부터 “(서버 분석과 관련해) 검찰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히며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검찰이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비상계엄 관련성을 주장하며 수장인 우종수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데 대해, 경찰이 ‘검찰 역시 무관하지 않다’며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방첩사 지휘부는 검찰에서 “검찰이 아닌 민간 전문가”를 언급한 것이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겨레 취재 결과, 정성우 방첩사 1처장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 조사에서 선관위로 출동한 부하들에게 “민간 쪽 전문가들이 이미징 등 조치를 하게 될 예정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서버를 뜯어와야 할 수도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인형 방첩사령관 역시 “(계엄사에)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되어도 검찰은 합수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검찰을 언급할 이유가 없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검찰 역시 “방첩사는 검찰에 계엄과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사실이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실제 경찰은 일부 방첩사 관계자들로부터 ‘검찰 관련성’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처장 쪽은 ‘국정원 등 (군이 아닌) 수사기관의 민간전문가들이 서버를 분석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을 부하 직원들이 ‘민간전문가=검찰’로 오해해 경찰에서 진술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통령령인 계엄사령부 직제에는 합수부를 “군사사법경찰관리, 경찰공무원, 국가정보원 직원 중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와 기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구성”한다고 되어있어, 검찰은 합수부 구성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검찰은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비상계엄 동원 의혹은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성우 1처장이 부하직원에게 선관위 서버에 대한 임무를 부여하며 중요 임무는 검찰과 국정원이 할 것이니 그들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검찰이 이번 내란 사태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과 경찰이 서로를 향해 ‘내란 관련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상황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이 군과 경찰을 동원한 비상계엄으로 국가를 접수하려 했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 수장들이 계엄에 연루되며 수사기관들이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건데, 내란 수사 초반부터 계속돼온 ‘수사 주도권’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검찰은 논란 끝에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에 넘긴 뒤, 최근엔 경찰 국수본 수장 우종수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색하며 비상계엄 당시 군과 경찰의 행적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비상계엄 당시 시간대별로 국수본의 의사 결정 과정을 공개하며, 우 본부장이 비상계엄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엔 경찰 쪽에서 검찰의 비상계엄 관여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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