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의 한 터미널에서 컨테이너가 자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올해 부산항 물동량은 243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물동량 2315만TEU보다 5% 늘어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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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현상에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정치적 이슈마저 불거지면서 올해 대한민국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속되는 경제 불확실성과 저성장 고착화에 따라 지역 기업들은 더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도 부산 기업들은 꿋꿋하게 버티며 지역 경제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이들을 '2024 부산 베스트 기업'으로 선정했다. 올해 매경 부산 베스트 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BNK금융그룹, 르노코리아, 세운철강, 동원개발(지난해 매출액순)이다.
◆대한민국 대표 지역금융그룹 BNK
2011년 3월 대한민국 최초의 지역금융그룹으로 출범한 BNK금융그룹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9개 계열사를 주축으로 총자산 174조원의 지역을 대표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1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사랑받는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중장기 경영계획과 경영 목표를 수립하고 '뉴 비기닝(NEW BEGINNING) 2030 비전 선포식'을 개최해 그룹의 비전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금융을 편리하게, 미래를 풍요롭게'를 그룹의 미션으로 새롭게 정하고, 이를 구체화한 목표이자 전략과 문화를 이어주는 구심점인 비전을 '세상을 가슴 뛰게 하는 금융'으로 선포했다. 이는 고객 중심의 마인드와 디지털 혁신으로 누구나 친근하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브랜드로 자리매김하자는 의미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에 기여하는 미래 선도 금융그룹을 지향하고자 하는 BNK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BNK는 지역 소멸이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 역할과 소명을 다하고자 지난 8월 빈대인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경제 재도약과 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한 '지역 동반성장 선언문'을 채택하고 지역을 이롭게 할 매개체가 돼 연결과 공감의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핵심과제로 지역 경기 회복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18조4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가덕도신공항 개발 관련 업종에 대한 지원과 함께 조선업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을 확대하는 등 지역 특화 산업 육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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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표 제조기업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부산의 자부심'으로 불린다. 부산 지역과의 긴밀한 상생을 통해 글로벌 미래차 시장을 이끄는 핵심 시설로 성장했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협력업체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공장은 전 세계 자동차 회사 경쟁력 비교 표준 보고서인 하버 리포트(Harbour Report)에서 2016년 8위, 2017년 7위로 선정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나의 라인에서 최대 8종의 차종을 만들어내는 첨단 혼류 생산 시스템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혔다.
이런 경쟁력을 인정받아 2025년 하반기부터 부산공장에서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Polestar)의 새로운 모델인 폴스타4가 생산될 예정이다. 폴스타 관계자는 "부산공장은 23년 이상의 차량 제작 경험과 2000명 이상의 숙련된 기술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출항에 바로 연결돼 있는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며 "이런 요인들이 부산공장을 폴스타4의 주요 시장인 북미지역에 수출하는 데 적합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이 글로벌 미래차 핵심 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부산시와 체결한 미래차 생산 투자양해각서에서 르노코리아는 앞으로 3년간 부산공장에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을 위한 설비 교체 비용으로 118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전기차 모델의 개발·생산까지 확정되면 2027년까지 총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한 경제 효과는 직접 생산 유발 효과 12조원, 간접 생산 유발 효과 30조원, 간접 고용 효과 9만명 등으로 분석된다.
◆냉연·철강 강자 세운철강 매출 1조'눈앞'
부산의 대표적인 중견기업인 세운철강이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세운철강의 지난해 매출은 9134억원으로 부산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6위의 자리에 올랐다. 2025년 매출액 1조원 목표 달성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1978년 신정택 회장이 설립한 세운철강은 부산에 본사를 둔 향토기업으로 영남 지역에서 자동차, 가전, 발전설비, 조선 등 산업군에 냉연철강 제품을 공급하는 포스코 최대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중공업, 고려용접봉으로 70% 이상이 대기업이다.
부산과 창원, 울산, 포항에 각각 설립된 세운철강 공장은 지역별로 특화된 설비와 품질 관리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2012년에는 회사 창립 34년 만에 냉연 철강 누적 판매량 1000만t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철강 가공 판매업체 가운데 처음 세운 기록이다. 과거 포항제철소가 처음 가동됐을 당시 연간 생산 규모가 100만t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철강 제품 2차 업체가 누적 판매 1000만t을 달성한 것은 철강업계에서는 경이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운철강은 내년에 누적 매출 중량 2000만t 달성과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 광양공장을 완공하면서 이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세운철강 광양공장은 광양국가산업단지에 용지 8만㎡(약 2만4400평), 공장동 2만㎡(약 6047평), 사무동 1200㎡(약 362평) 규모로 들어섰다. 광양공장은 부산, 창원, 울산, 포항에 이어 다섯 번째 가공센터이며 기존 4곳에 비해 규모도 훨씬 크다.
◆49년 연속 흑자 대표 건설사 동원개발
부산을 대표하는 건설사인 동원개발은 1975년 회사 설립 이후 4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원이 지으면 명품이 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49년간 전국에 8만7000여 가구를 공급해 왔다. 2024년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공사업)에서 전국 31위, 2018년 이후 올해까지 7년 연속 부산 지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택 전문 1군 종합건설기업인 동원개발은 2001년과 2011년에 주택공급실적 전국 5, 6위를 기록하는 등 전국구 건설사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역업체이지만 동원개발이 전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주택건설산업 분야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고, 2003·2024년 부산다운건축상 수상, 2007·2015·2017·2020년 매경 살기좋은 아파트에 선정되는 등 대내외로 인정받고 있다.
또 동원개발은 경제전문지 포브스 아시아가 뽑은 '2016년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포브스 아시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500만~10억달러 매출을 기록한 1만7000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3년간 매출 성장세, 주당이익률 등을 종합 평가해 매년 유망기업 200곳을 선정한다. 한국에서는 총 16개 기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건설사 중에는 동원개발이 유일하다.
[부산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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