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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빅터 차 "트럼프, 혁명적 무역·동맹정책 취할것···韓 내분은 엄청난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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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해외 특별인터뷰]

■빅터 차 美CSIS 한국석좌

주한미군 철수는 트럼프 임기 내 하려는 핵심 정책

보편관세 부과·한미FTA 개정 요구할 가능성도 커

韓 구조개혁으로 성장동력 찾고 정치위기 해결해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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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 겸 한국석좌(조지타운대 석좌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파격적인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는 행정명령과 그와 유사한 수단을 통해 모든 종류의 정책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의제는 1기 때보다 훨씬 더 공격적일 것이다. 트럼프는 동맹·무역·경제·안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혁명적인 정책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23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신문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는 이전보다 정부 운영 방식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다”며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반대하는 사람보다는 실행할 사람을 지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에 1980년생 피터 헤그세스를 지명한 것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소령으로 예편한 인물로 거대한 미국 펜타곤 조직을 지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충성파지만 국방 분야의 경험이 많지 않은 헤그세스를 지명한 것은 계획적인 것”이라며 “트럼프는 1기 때 자신의 아이디어에 반대한 짐 매티스 초대 국방장관 같은 경험 많은 사람이 아닌 자신이 하려는 것을 실행하는 사람을 그 자리에 앉혔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신속한 정책 실행에 따라 세계의 지도자들은 정책의 파장을 완화하기 위해 트럼프를 만나려고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혼란기인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우려했다. 차 석좌는 “한국은 1월까지 새 지도자가 없을 것이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를 심의하며 온갖 종류의 내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행동들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는 외교정책과 관련해 정치적 기능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혁명적인 정책을 실행할 것으로 보이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한국의 상황이 걱정스럽다”며 “트럼프 취임 때 한국에는 권한대행 정부는 있겠지만 (실권을 가진) 정부는 없을 것이다. 이는 한국에 엄청난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내지는 감축,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아는 것은 트럼프가 30년 이상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주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가 한국은 부유한 나라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미리 내린 상태라는 것이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핵심으로 삼는 신념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며 “취임 직후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지는 모르겠지만 재임 4년 안에 꼭 하고 싶어할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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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취임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보편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미국과의 무역에서 수백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기본 인식은 미국이 전 세계에 비해 매우 낮은 평균 관세율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미국의 평균 관세율을 올려 경쟁의 장을 평평하게 하고 싶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무역 책사이자 1기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저서 ‘자유무역이라는 환상’을 보면 미국 총수입품의 평균 관세율은 1828년 60%가 넘었지만 이후 하향 곡선을 탔다. 1930년 15.8%에서 2016년에는 1.5%까지 낮아졌고 미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2021년에는 소폭 올라 3.0%를 기록했다.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너무 낮아 외국 제품이 저렴하게 미국 시장에 들어와 미국 기업이 국내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외국은 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공정한 경쟁이 안 되고 있다는 게 트럼프의 기본 인식이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한미 FTA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확실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전에도 개정이 됐지만 업데이트해야 할 수요가 아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3월 한미 FTA가 개정됐지만 이후로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약 492억 8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444억 달러를 넘어섰다.

차 석좌는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해 “경제학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답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은 구조 개혁이 필요하고 반도체·배터리·원자력에너지·K팝 외의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의 정치적 위기로 인해 장기적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적 문제부터) 헌법 정신에 기반해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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