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사랑의집 이용 어르신, 성금 110만원 기탁
[칠곡=뉴시스] 김재욱(가운데) 군수가 성금을 받고 있다. (사진=칠곡군 제공) 2024.1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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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기초 연금과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우며 생계를 이어온 한 할머니가 꼬깃꼬깃 접힌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급식소에 마련된 모금함에 넣으며 한 말이다.
26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할머니 A씨가 칠곡군 왜관읍에 자리를 잡은 건 30여 년 전이다.
3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살아온 A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금쪽같은 지폐를 내어놓았다.
A씨뿐만 아니라 칠곡군 무료 급식소 '칠곡사랑의집'을 이용하는 다른 할아버지·할머니들도 동전과 지폐를 모금함에 넣었다.
경제적인 상황이 여의치 않아 급식소에서 점심을 해결해 왔지만, 자신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한 할아버지가 추위와 맞서 폐지와 공병을 수거해 고물상에서 받는 돈은 물론 손주에게 용돈으로 주기 위해 베갯속에 보관해 오던 쌈짓돈도 모금함에 자리 잡았다.
모금함에는 1만원과 1000원 지폐는 물론 경로당에서 화투를 치기 위해 아껴 두었던 100원과 10원 동전이 수북이 쌓였다.
칠곡사랑의집을 이용 중이던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온정으로 모은 쌈짓돈은 110만원에 달했다.
권차남 칠곡사랑의집 센터장은 최근 어르신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현금과 함께 직원들이 내어놓은 90만원을 보태 이웃 돕기 성금 200만원을 칠곡군에 전달했다.
권 센터장은 3개월 전 급식소 한쪽에 작은 모금함을 마련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제안했다.
더 어려운 누군가를 생각하며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모습은 급식소 봉사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줬다.
칠곡사랑의집을 이용하던 어르신들은 지난해 8월에도 쌈짓돈을 모아 수해복구 성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한 할머니는 "작은 정성이 어려운 분들의 얼어붙은 마음마저 녹이는 연말연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어르신들은 나누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값진 성금을 뜻깊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hs64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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