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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AI 반도체 용쟁호투④] 콧대 높은 엔비디아, 2025년도 장밋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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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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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스트(PC사랑)=임병선 기자] 2024년을 강타한 화두는 단연 AI일 것이다. 기존에도 AI는 계속 언급됐지만, 2024년만큼 AI가 화제였던 적은 없다. ChatGPT나 Open AI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AI에 특화된 PC나 노트북, 스마트폰도 대두됐다. 특히 AI 연산에는 강력한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이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엔비디아'다.

AI 연산은 병렬 처리 기술이 중요한 만큼 병렬 연산에 특화된 GPU(그래픽 처리 장치)와 TPU(텐서 처리 장치) 같은 하드웨어에서 빛을 발휘한다. 이러한 하드웨어 분야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지닌 제품을 제조하는 곳이 엔비디아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엔비디아는 2024년 최고의 한해를 지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이 2025년에도 계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승승장구하는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현재 IT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업체다. AI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하면서 2024년에만 주가가 165%나 급등했다. 이러한 주가 급등은 지난 2024년 6월, 거대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구글 등을 밀어내고 처음으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0년 들어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제네럴일렉트릭, 엑손모빌 등 단 5곳에 불과한 만큼 상징성이 높다.

여기에 지난 2024년 11월 8일에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30곳을 묶어 발표하는 주가지수인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이하 다우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편입되면서 25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인텔은 퇴출당했다. 한때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던 인텔이지만, 계속되는 부진과 AI 시장의 발전과 엔비디아의 약진으로 인해 자리를 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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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게이밍 그래픽카드 중 가장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지포스 RTX 4090. 지난 2024년 10월 단종됨에 따라 다음 세대 그래픽카드 출시가 임박함을 알렸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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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에 소홀해진 엔비디아

PC 게이밍 시장에서 GPU 분야에 관해서는 엔비디아를 따라올 업체가 없다. 이미 경쟁업체인 AMD와 인텔을 일찍이 따돌리고 1~2세대 이상 더 높은 성능을 자랑 중이다. 이렇다 보니 PC 시장에서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엔비디아의 지포스 계열 이외에는 별다른 대체안이 없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예전부터 PC 게이밍 시장에서 갑질을 행사 중이다. 새로운 GPU가 출시될 때마다 더 높은 가격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매년 가격이 끝을 모르고 높아지는 중이다. 심지어 경쟁업체가 성능을 어느 정도 따라잡은 메인스트림 GPU는 가격을 낮춰서 밸런스를 맞추고 따라오지 못하는 하이엔드 GPU는 가격 조정이 없다.

이미 PC 게이밍 시장을 점령한 엔비디아는 B2C보다 B2B 쪽인 데이터센터 쪽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엔비디아의 매출 비중에서 게이밍 분야는 2024년에 들어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몇 년 전만 해도 비중이 25% 정도였던 데이터센터 분야는 급상승하면서 2025년에는 매출 중 비중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대로 게이밍 분야의 비중은 10% 미만으로 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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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25년에는 90%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지 출처 : Leverage Shares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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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칩셋 개발 문제 불거져

반도체 시장에서 적수가 없다고 여겨졌던 인텔이 몰락했듯이 엔비디아도 언제까지나 승승장구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특히 AI의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갑자기 성장했기 때문에 기존보다 더 뛰어난 성능의 칩셋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만큼 실적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쟁업체들도 마냥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엔비디아는 그만큼 쫓기는 입장이 됐다.

하지만 신제품부터 문제가 발생 중이다. 차세대 AI 가속기인 '블랙웰(Blackwell)'은 2024년 5월에 출시한다고 했다가 상반기 말로 연기했다. 그러나 설계 결함이 발견돼 12월로 재차 연기하고 12월 초부터 출하를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2년 주기로 AI 칩셋을 출시한다는 것은 맞췄지만, 2026년에 출시하기로 한 '루빈(Rubin)'의 일정이 연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엔비디아는 '암페어(Ampere)' 이후 AI GPU의 개발 주기를 2년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AI GPU에 의존하는 많은 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업그레이드 주기를 2년으로 정하고 로드맵을 세웠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AI GPU 개발 주기가 2년을 맞추지 못한다면 많은 업체가 엔비디아를 이탈하고 그만큼 엔비디아의 수익도 악화될 것이다.

예전처럼 PC 게이밍 시장 비중이 컸던 시절과 달리 데이터센터 비중이 큰 상황에서 업체들의 이탈은 뼈아플 것이다. 특히 업그레이드 주기가 3~4년 이상으로 긴 PC 게이밍 시장과 달리 2년 주기로 빠르게 전환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의 매출 감소는 엔비디아에서도 피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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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 ‘블랙웰’은 거듭되는 연기로 출시가 늦춰졌으며, 구매하고 싶어도 언제 구매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제품이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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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 엔비디아 움직임 시작

블랙웰 출시 연기가 반년이 넘자 IT 업계에서 엔비디아를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아무리 엔비디아의 제품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제때 구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비디아의 AI GPU가 아니라 다른 업체의 AI GPU를 선택하거나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엔비디아의 AI GPU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도 엔비디아에 선결제하면서 제품을 받기까지 1년 이상 기다리는 실정이다. 더구나 물량을 원하는 대로 받을 수 없고 엔비디아에서 주는 대로만 받을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구글과 아마존 같은 곳도 데이터센터용 자체 AI 가속기를 구축해 엔비디아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애플도 브로드컴과 협력해 AI 연산 처리 서버 칩을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경쟁사인 AMD는 엔비디아 쿠다에 대응해 오픈소스 기반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ROCm을 개발했고 인텔은 가우디 AI 가속기를 출시해 대응 중이다.

물론, AI GPU 시장의 점유율이나 성능으로 따진다면 모두 엔비디아의 상대는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엔비디아가 위협을 느낄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4~5년은 걸릴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갑질이 계속되는 한 엔비디아의 천하가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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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서 공개될 예정인 지포스 RTX 50 시리즈. 가격은 이전보다 훨씬 더 비싸질 전망이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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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취재단 : 디지털포스트(PC사랑) 임병선 팀장, 이백현 기자 l 시장경제 산업1팀 최종희 팀장, 최유진 기자, 산업2팀 성지온 기자, 금융부 유경표 기자, 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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