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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연말 대목 실종인데, 배달플랫폼 상생안 언제?...자영업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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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이달 1일부터 광고수수료를 기존 월 8만8000원 정액에서 건당 부과방식인 정률제(매출의 5.8%)로 변경하면서 독점 횡포 논란에 휩싸이자 "일부 업소가 시장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으나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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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자영업자의 연말 대목이 실종된 가운데 자영업 매출의 또다른 한 축인 배달부문의 플랫폼 수수료 상생안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상된 배달수수료에도 상생안을 믿고 기다렸는데 후속조치가 없어 계속 수수료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26일 자영업자들은 지난달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도출한 배달수수료 인하 상생안이 탄핵정국 영향으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않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어수선한 모습이다. 지난달 차등수수료 도입 후 40여일이 지났음에도 거래액 기준 시점을 정하지 못하는 등 공회전 상태가 지속되면서 현장에서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전날 이런 불안감이 드러나는 글들이 올라왔다. 상생안만 나오고 후속조치가 없어 배달 플랫폼이 인상한 수수료를 계속 지급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자영업자 A씨는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배달 수수료 후속조치가) 묻힐 것 같다"며 "결국 배달 어플들만 이득"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입점업체와 소상공인 단체 등이 합의한 차등수수료는 현행 9.8%인 중개수수료를 거래액 기준으로 2~7.8%로 낮추고 배달비를 높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예전보다 많은 배달 비용을 지불한다며 합의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영업자 B씨는 "플랫폼 업체에 내 수익을 가져다 바치고 있다"며 "직원 월급의 절반도 못가져 간다"고 토로했다.

    배달 매출이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 등은 이전보다 관련 비용이 증가했다며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중가격제는 식당에 방문해 주문하는 가격보다 배달앱 주문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대형 치킨 프랜차이즐 중심으로 이중가격제를 권고할 예정이다.

    자영업자들은 계엄선포 이후 연말 대목 시즌이 실종됐다는 반응이다. "코로나 때보다 더 한산하다", "역대 크리스마스 최저매출을 기록했다"는 한숨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는 지수로도 나타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번달 소비심리지수는 전달보다 12.3포인트 하락한 88.4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98만6000명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혼란이 커지자 정부는 조만간 세부사항을 정해 조만간 제도를 도입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도 다음달 내로 차등수수료 제도를 공지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배달수수료 상생안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는 현재 진행 중"이라며 "배달플랫폼 업체는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제출해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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