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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서초포럼] 새해 경제 리스크 극복 위한 3가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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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어느덧 2025년이 성큼 다가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 인사를 나누는 시절이지만, 사실 내년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엄중하다.

다음 달로 예정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보편관세 시행 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약 22조원(2023년 대비 13.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게다가 미중 갈등을 계기로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전 세계적인 기술 패권 경쟁을 불러왔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 심화는 미래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대한 도전이다.

대내 환경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2025년 경제성장률을 8월 전망치 대비 0.2%p 낮은 1.9%로 전망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생산성 정체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된 과제다. 잠재성장률은 점점 낮아져 내년에는 1.8%, 2040년대에는 0%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19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 고물가·고환율 지속 등으로 내수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53%)은 내년 소비지출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이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으로 우리 사회의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새해는 대내외적 도전과제를 이겨내고 새로운 성장엔진의 시동을 걸어야 하는 해이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돼야 할 첫 번째 해법은 경제주체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함께 온 힘을 모으는 것이다.

AI 혁명 등으로 글로벌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기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사업 발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주요 상장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51조원을 투자했다. 올 한 해 지속됐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AI용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늘렸는데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49조9000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최초의 민간기업 간 AI 협의체인 'AI혁신위원회'를 신설, AI 기술혁신과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 등을 통해 글로벌 AI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두 번째 해법은 정부와 국회가 하나가 되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제도적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전 세계 각국은 기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며 자국 기업을 전략적·경쟁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주요국이 국가안보 전략 관점에서 첨단산업에 접근하면서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이 어려워졌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부와 국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세 번째 해법은 창의와 도전으로 대표되는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것이다.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생산성 감소와 저성장 고착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다. 동시에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견인하는 새로운 'K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반면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도 여전히 산적해 있다. 새해에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빠르게 해소되고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

우리 경제는 큰 전환점에 서 있다. 주력산업 혁신과 잠재성장률 회복이 늦어진다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힘든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기업,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는 2025년이 되길 바란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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