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조직적으로 탄핵 심판을 무력화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정치부 유한울 기자와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유 기자, 먼저 한덕수 권한대행 발언부터 따져보죠. 여야가 합의할 때까진 헌법재판관 임명 못 한다, 이제까지 여야 합의 없이 임명된 재판관은 없었다고 주장했는데 12·3 내란 사태 직전에 여야가 합의했던 사안 아닙니까?
[기자]
네, 사진 한 장을 가져왔는데요.
지난 11월 18일에 있었던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당시 모습입니다.
여야는 이때 한 달째 공석인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추천을 11월 22일까지 마치기로 합의했습니다.
여야가 각각 몇 명씩 추천을 해야 하느냐, 이 문제에서 의견이 엇갈려서 22일을 넘겼지만요.
1주일 뒤에는 각각 1명, 2명을 추천하기로 합의하고 후보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이 부분은 12·3 내란 직후에 국민의힘에서도 인정했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여야 원내 협상에 관여하는 김상훈 정책위의장,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직후인 12월 5일에도 이 사실을 확실히 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상훈/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5일 / KBS 라디오 '전격시사') : 민주당에서 2명, 국민의힘에서 1명을 추천하기로는 잠정적으로 협의가 돼 있고 관계 절차를 지금 밟아 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탄핵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민의힘, 여야 추천 몫에 다시 문제를 제기하더니 오늘 한덕수 권한대행이 "여야가 합의를 해오라"고 한 것입니다.
[앵커]
그럼 국민의힘이 마냥 시간을 끌면 탄핵심판은 지금의 6인 체제로 갈 수밖에 없을 텐데, 그런데 또 윤 대통령 측은 6인 체제에 시비를 걸고 나섰잖아요?
[기자]
네, 석동현 변호사는 이틀 전 6인 체제의 헌재를 '불완전 합의체'라면서 본격적인 심리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해 "논쟁적 요소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재판관 3명을 임명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런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재판관 3명 임명을 강행하면 탄핵 심판 자체가 무효화될 수도 있다"며 9인 완전체가 되는 데 대해서도 흔들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늘 낮 한덕수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안 제출 때까지 보류"라고 사실상 임명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여권이 오늘 하루 종일 한 몸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종합하면,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는 건데,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권한 대행의 오늘(26일) 입장 표명으로 결국 헌재의 '6인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명분으로 삼아서 일단 탄핵 심판에 대해서도 최대한 지연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이고요.
6인 체제가 됐든 9인 체제가 됐든 탄핵 심판 결론,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 가능합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면서 시간을 끌면서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데 탄핵 심판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것입니다.
◆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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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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