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경기 ‘먹구름’ 몰려와
BSI지수 34개월째 100 밑돌아
2025년 1월 84.6… 12.7포인트 급락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안 영향
소매시장 0.4% 성장에 그칠 전망
유통업체 66.3% “내년 더 어렵다”
기업 69% “노사관계 불안해질 것”
정년연장·구조조정 등 현안 부상
다수 기업이 입주한 서울 도심의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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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84.6이었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BSI는 2022년 4월(99.1) 100 아래로 떨어진 뒤 34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34개월은 한경협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시절인 1975년 1월 BSI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장이다.
특히 1월 전망치는 올해 12월(97.3)보다 12.7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된 2020년 4월 25.1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BSI가 각각 84.2, 84.9로 집계됐다. 제조업 BSI는 4월(98.4)부터 열 달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달 긍정 전망(105.1)으로 돌아섰던 비제조업 BSI도 한 달 만에 20.2포인트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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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는 회복 기대가 낮은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를 보면 응답 업체의 66.3%가 내년 유통시장이 올해보다 나쁠 것으로 평가했다. 이유로는 소비심리 위축(63.8%)과 고물가 지속(47.7%), 고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증가(38.2%) 등을 들었다.
이들은 내년 소매시장이 올해 대비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 전망치 1.6%의 4분의 1 수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소상공·자영업의 어려움이 내년에도 지속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음식·소매점 등을 중심으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98만6000명이 지난해 폐업하는 등 내수 부진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
노사 불안도 기업들의 걱정거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회원사 150개사 기준으로 ‘2025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 기업의 69.3%가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2023년 70.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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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노사관계 불안 요인으로는 정년연장 등 다양한 노조의 요구가 5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관련 투쟁 증가(18.3%), 노동계의 정치투쟁 증가(10.6%), 노동계 우호적 입법 시도 증가(3.8%) 등 현 정치·경제 상황이 투영된 답변들이 있었다.
경제계는 내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년 환율 변동성 확대와 내수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살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입법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수 활성화와 영세 소상공인 지원대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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