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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2025전망] 조기 대선 가능성 촉각…꿈틀거리는 여야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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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탄핵 후폭풍…한동훈 잠행 속 홍준표·오세훈·안철수·유승민에 시선

野, 이재명 독주 체제…李 사법리스크 변수에 김동연·김부겸·김경수 주목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박경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맞이하는 2025년에는 여야 잠룡들이 조기 대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몸풀기에 나설 전망이다.

여야 대권주자들이 최근 정치적 메시지를 부쩍 늘리고 보폭을 넓히는 것은 조기 대선 시간표를 상정한 의식적인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하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를 시작했다. 현행법상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선고를 마쳐야 한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돼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대선이 열리는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것이다.

연합뉴스

의원들과 인사하는 한동훈 대표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12.16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일단 범여권의 대권 레이스는 탄핵 정국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여권 잠룡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내란 혐의 수사 등과 관련해 거대한 후폭풍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 상황이다.

탄핵 정국 이전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 여권 후보로 꼽혔으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기점으로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추락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두 자릿수였던 한 전 대표 지지율은 지난 17∼19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5%로 떨어져 홍준표 대구시장과 동률을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의 간판 주자였던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를 역임하며 총선 등 주요 고비마다 윤 대통령과 충돌했고, 결국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완전히 갈라섰다. 그 사이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윤 대통령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같은 부침에도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한 전 대표가 여권의 대권 레이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사퇴 선언 후 지지자들 앞에서 "포기하지 않겠다"며 '컴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주자로 도전에 나선다면 당과 보수진영 일각의 반감을 극복하고 확장성까지 입증할 수 있을지, 향후 당내 파워게임에는 어떻게 대처할지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전 대표가 주춤하는 사이 여권의 시선은 홍 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으로도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조기 대선을 위한 당내 경선이 열린다면 안정적 당내 기반과 조직력, 지명도를 두루 갖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파'였던 홍 시장은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죄 혐의를 반박하는 등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가 막판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를 두고 차기 대권 경쟁에서 중도층·수도권 민심까지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정부를 꾸준히 비판해 온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그리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을 내세워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24 kjhpress@yna.co.kr



야권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힌 상황이다.

지난 17∼19일 자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37%)는 여야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22대 국회 들어 더욱 공고해진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바탕으로 조기 대선 준비에도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미 사실상 대선 준비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0월에는 당내에 '집권플랜본부'를 꾸려 국정 분야별 비전 발굴에 착수했다.

아울러 '먹사니즘'을 키워드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결정하고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유연한 입장을 펴는 등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 왔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독주 체제가 역으로 '견제'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아직 조기 대선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대선을 언급하는 순간 오만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이 대표에게 쏟아질 수 있는 견제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의 파면과 비상계엄 사태의 진상규명 등에 메시지를 집중하는 것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도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달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2심이 속도를 내고 재차 유죄 판결로 이어질 경우 이 대표 독주 체제에 금이 갈 수 있다.

이 경우 '비명(비이재명)계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주목받을 수 있다.

김동연 지사는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계 인사를 두루 영입해 이들 중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인 김부겸 전 총리와 친문계 핵심인 김경수 전 지사도 비명계 구심점을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15.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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