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익명 게시글 대상
서울경찰청, 입건 전 조사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와 트럭 수십 대를 몰고 상경하던 중 서울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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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주말 서울 남태령에서 벌어진 '트랙터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을 비하한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글 작성자가 경찰관으로 추정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1일 남태령 시위에 참여한 2030세대 여성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블라인드 게시글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요즘 어린 여자애들 왜 이렇게 정신머리가 없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경찰청 소속이었다. 블라인드는 직장 내부 이메일로 본인 인증을 거쳐야만 이용할 수 있다. 글에서 작성자는 시위 참여자들을 "뇌에 우동 사리가 든 MZ X들"로 부르며 "유럽이었으면 머리에 총알구멍 뚫어버렸을 텐데"라고 극단적으로 비난했다. 댓글에도 "견민들 어디 잡아다가 패고 싶다. 바퀴벌레 같은 새X들"이라며 욕설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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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223135600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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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극언은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블라인드 글에 대해 "아무리 익명게시판이라도 작성자가 경찰로 추정되니 확인하고 조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경찰청장 직무대리를 맡은 이호영 차장은 "책임지고 파헤쳐 보겠다. 경찰관이면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전국에서 트랙터를 몰고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하루 넘게 시위를 벌였다. 전농이 서울로 진입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젊은 여성들이 현장으로 달려와 연대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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