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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尹 대리인 헌재 탄핵심판 출석, 신속·공정한 결정으로 국정 혼란 막아야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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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말고

오직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6인 재판관 체제’ 결정은 논란 소지

재판 지연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길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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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어제 열었다. 변론준비기일은 변론 기일에 앞서 향후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미리 대리인들이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필요한 증거 신청과 증인 채택 계획 등을 세우는 기간이다. 본격적인 탄핵심판의 막이 오른 것이다. 그동안 탄핵심판 관련 서류 수령을 거부하는 등 재판 지연 전략을 쓰던 윤 대통령 측은 어제 오전 대리인 선임계를 내고 재판에 참석했다. 더 재판을 지연시키면 불이익을 당하고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헌재가 오직 증거와 법리만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법에는 ‘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심판한다’고 명시돼 있다. 누구의 추천을 받았건 법에 따라서만 공정하게 판단할 것이라는 믿음을 국민은 갖고 있다. 과거 두 차례 대통령 탄핵심판 경험이 있는 헌재는 나름의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시국 상황이나 정파의 압박에 휘둘리는 결정을 해선 안 된다는 점을 헌재는 명심하기 바란다.

헌재의 결정 과정이 순탄할 리 없다. 윤 대통령 측은 어제 재판에서 탄핵 소추 적법성을 따지고 소송 서류 송달 문제까지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직접 나와서 변론할 것이라고도 했다. 재판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 아닐 수 없다. 헌재 주변에는 벌써 탄핵 찬성, 반대 시위대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헌재는 2차 변론준비기일을 내년 1월 3일로 잡았다. “기일이 촉박할 수 있지만, 탄핵심판이 국가 운영과 국민에게 미치는 심각성을 고려해 기일을 정했다”는 헌재의 인식은 옳다.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심판 기각 결정까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2일이 소요됐다. 측근 비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던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비교적 사실관계가 명확해 빠른 심리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많다. 엄격하게 소송을 지휘해 재판 지연 행태를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

문제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재판관 3명 추가 임명을 거부함에 따라 6인 체제로 탄핵 심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헌재법은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있어야 사건 심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헌재는 지난 10월 이 법 조항의 효력을 스스로 정지시켜 6인 심리도 가능하게 했다. 6인 체제로 탄핵심판을 진행할 경우 만장일치가 아니면 탄핵은 무산된다. 대통령 탄핵 같은 중대한 사건을 불완전한 체제로 결정한다면 어떤 결론이 나든 논란이 불가피하다. 여야가 당리당략을 버리고 ‘9인 완전체’를 만들어줘야 하는 이유다.

헌재는 어제 “6인 체제에서 선고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상황이 변동하기 때문에 선고할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재판관 3명 추가 임명이 현재 정국 상황으로는 불투명한 만큼 6인 체제로 파면 여부까지 결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 18일 전에는 결론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더 큰 혼란을 막는 길이다. 그러려면 집중 심리에 역량을 총동원해 탄핵심판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번 재판은 국가의 운명이 달린 일이고,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헌재는 우리나라의 법치와 절차적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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