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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헌재 기형적 6인 체제가 부른 ‘권한대행 탄핵’… 최악땐 4인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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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권한대행 탄핵] 문형배-이미선 내년 4월 퇴임

후보자 3명 임명 안되면 ‘4인 체제’… 탄핵심판 자체가 불가능해져

與 지연작전, 조기대선 차단 노려… 野 강공전략, 李선고전 정리 의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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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헌법재판소 ‘6인 체제’를 유지하려는 국민의힘의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 지연 전략이 27일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래 9인 체제로 운영되는 헌재는 올해 10월 이종석 전 헌재 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전 재판관 퇴임 뒤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6인 체제에서 탄핵이 인용되려면 6명 전원의 찬성이 필요하고 1명이라도 반대하면 기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헌재는 이날 6인 체제에서 탄핵 최종 결정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분명한 입장을 내지 못했다. 탄핵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도대로 국회 추천 몫 재판관 마은혁 정계선 조한창 후보자 등 3명이 임명되지 않은 채 내년 4월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면 ‘4인 체제’로 탄핵심판 자체가 무력화된다.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 가결된 직후부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 탄핵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거론하며 “최 권한대행은 헌재 결정까지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을 보류하길 요청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즉시 임명하라. 대통령의 권한이 아니라 대통령의 의무”라고 임명을 압박했다.

● 헌재 “선고 할 수도 안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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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6인 체제로 선고를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상황이라는 것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원래 7인이 필요한 심리 정족수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고 6인으로 탄핵 재판을 진행해 왔는데, 최종적으로 탄핵 인용이나 기각 결정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한 것. 6인 체제로 탄핵이라는 중대 사건을 결론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법조계의 견해가 엇갈리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6인 체제에서 1명이 탄핵에 반대하면 기각되는 상황에서 헌재가 아예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헌재는 지난달 ‘재판관 6명만으로 결정까지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려고 했지만 재판관 1명이 이 같은 입장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처럼 불안정한 6인 체제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가원수가 아니라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며 국회 추천 몫 재판관 3명 임명 보류를 압박했다. 한 권한대행은 여야 미합의를 이유로 사실상 임명을 거부했다.

이대로 내년 4월 18일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 추천 몫 재판관 3명 임명 거부가 지속되면 탄핵 심판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면서 4인 체제가 되어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찬성 6인에 미달되기 때문이다.

● 탄핵 가결 직후 최상목 향해 “임명 말라” 압박

국민의힘은 이날도 “대통령 직무정지 이전의 헌법재판관 구성을 바꾸지 않는 것이 기존의 관례”라며 신임 재판관 임명 불가론을 펼쳤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 지연 작전을 펴는 건 탄핵 심판을 최대한 미루거나 무력화해 조기 대선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최종심 결과에 따라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지는 상황까지 탄핵 심판을 끌고 가려는 속내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까지 불사하며 국회 추천 몫 재판관 3명 임명을 밀어붙이는 것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 전 탄핵심판을 끝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회 추천 몫 재판관 3명 임명 완료 시 2명이 민주당 추천이기에 탄핵 인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 정형식 재판관의 탄핵 반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대선을 얘기하긴 이르지만 여론의 지형이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고려할 때 빠를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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