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자문회의 참석 김양희 교수 주장
"내란 수괴 궤변 들으며 허비할 때 아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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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사흘 뒤 열린 회의에서 "어차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기정사실"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자문회의'에서 최 대행의 비공개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최 대행은 "이번이 공직자로서 겪는 세 번째 탄핵"이라며 "어차피 탄핵은 기정사실이다. 문제는 얼마나 장기화될 것인가"라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해당 회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였다. 하지만 최 대행이 직접 계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대외부문 관리방안으로 논의 주제 변경을 요청했고 전문가 자문도 구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최 대행에게 일상적 활동을 이어가 아무일 없는 것처럼 대외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그날 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비열하고 반민주적인 자들에 의해 벼랑 끝에 선 현실을 매일같이 목도하고 있다"며 "엄동설한에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싸우는 국민을 일고의 가치도 없이 개돼지 취급하는 이들을 매일같이 목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외적으로 발신한다는 것이 그저 기만에 불과할 뿐"이라며 "이 나라 정치와 관료가 이 정도로 썩은 수준일 줄 미처 몰랐다"고 날을 세웠다. 최 대행을 향해선 "더 이상 내란 수괴와 동조자의 궤변을 들으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라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해당 발언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기획재정부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는 사실도 추가 공개했다. 김 교수는 "기재부 국제차관보(국제경제관리관)에게 전화를 받았다. 비공개 회의에서 한 발언을 공개하면 곤란하다는 항의성 발언을 하셨다"며 "기재부에서 이런 전화를 할 시간이 있다면 최 대행께 신속한 탄핵을 위해 노력하시라고 진언하라"고 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