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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꽁꽁 닫힌 지갑, 정부는 돈 확 푼다는데…내년 중국경제 전망은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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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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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구매 중인 중국 소비자들/사진=중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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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해가 다가왔다. 올해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 소비 부진이 지속되면서 9월 상하이지수가 한때 2700선을 깨뜨릴 정도로 시장 심리가 악화됐다. 하지만 부양책에 인색했던 당국이 뒤늦게 대책을 내놓으며 상하이지수는 단숨에 3674.40까지 급반등했다가 다시 지루한 횡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중국은 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 달성이 불확실한 등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성장률보다 '고품질(高質量) 발전'을 거듭 강조하며 중국의 핵심 과제가 '기술 자립'임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내년 중국 경제는 어떻게 될까. 오는 1월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은 중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다. 중국 대형 증권사들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2025년,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관건

중국 증권사와 글로벌 IB는 공통적으로 내년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월 24일 이후 중국이 내놓은 일련의 부양책은 가계·기업 등 경제 주체의 비관적인 경기 전망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1월 트럼프 당선과 이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내년 중국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 2021년 헝다 사태 이후 3년째 계속되는 부동산 침체와 0%대 물가 상승률도 부담이다.

중국 대형증권사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중신건설증권, 중신증권과 글로벌 IB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UBS는 2025년 중국 경제의 핵심을 '대규모 부양책'으로 제시했다. 내년 중국이 통화정책뿐 아니라 재정정책에서 올해보다 더 강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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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글로벌 증권사의 2025년 중국 경제 전망/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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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에서는 대다수 증권사가 내년 중국 당국이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총동원할 것이며 기준금리를 20~40bp(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내년에 중국이 금리를 40bp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중국 대출우대금리(LPR)는 1년물이 3.1%, 5년물이 3.6%다.

재정정책 방면에서도 증권사들은 중국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유지해온 재정적자율을 3.5~4%로 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증권사들은 대부분 약 4%까지 상향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글로벌 IB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3.5~3.7% 구간을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1조위안(약 200조원)인 특별국채 발행규모도 내년 2~3조위안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지난 24일 로이터통신이 중국 정부가 내년 3조위안(약 600조원)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는 등 특별국채 발행규모는 3조위안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은 5.5% 아니면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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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DP 성장률 추이 및 전망치/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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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2025년 성장률 목표치로 올해와 똑같은 '5% 안팎'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증권사가 5.5%(CICC), 5.0%(중신건설), 5.0%(중신증권) 등 5% 이상의 성장률을 제시한 반면, 글로벌 IB는 5%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와 UBS는 각각 4.5%, 4.0%를 제시했으며 모간스탠리는 가장 낮은 3.9% 성장을 예상했다.

중국 증권사와 글로벌 IB의 의견차가 가장 큰 부분은 경기 부양책이 내수를 진작해서 지정학적 요소(트럼프 관세)로 인한 수출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다. 중국 증권사는 대개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외부 불확실성이 증가하지만 통제가능한 범위 내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IB 중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다. 골드만은 내년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수요를 자극해서 내수 경기가 회복될 것이며 위안화 약세 기대로 미국을 제외한 기타 지역 수출이 강세를 보여 지정학적 요소로 인한 영향을 대부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1월 중국 소매판매는 4조3763억위안으로 작년 동월 대비 3.0%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중국은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2010년대 10%대를 유지하던 소매판매 증가율이 3%로 하락한 건데, 올들어 변변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년째 계속되는 부동산 침체로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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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매판매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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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국 증시는?

중국 증시 전망은 대체적으로 낙관적이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중국 상장기업 수익성 개선이 내년 증시상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CICC는 내년 중국 본토 전체 A주(금융주 제외) 이익이 3.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중신건설증권은 중국 본토 A주 (금융·정유·석유화학 제외) 이익이 5%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중신증권은 CSI800 지수 이익이 0.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 UBS, 모간스탠리는 내년 모간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차이나 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7%, 8%, 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 외에 자사주 매입 증가도 EPS 증가의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업종 별로는 골드만삭스가 소비업종을 추천했으며 CICC와 중신건설증권도 소비업종에 구조적 기회가 있다며 특히 이구환신 관련주를 추천했다. 중국 정부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낡은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체) 정책을 통해 중국 소비자가 가전, 자동차를 교체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신증권은 소비추세가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소비재에서 자동차, 의류 등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은 임의소비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내년 중국 경제는 거시경제, 증시 모두 '부양책'과 이 영향을 받는 '소비'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 같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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