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韓경제 상황 엄중, 내년 상반기 개선 장담하기 어려워
트럼프 압박 강해질 듯…불확실성 걷고 방향 잡아야
전문성 갖춘 애널 육성, ‘깊이 있는’ 리포트로 승부
박영훈 한화투자증권(003530)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근 여의도 한화투자증권빌딩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그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반도체는 쉽지 않은 상황에 부딪혔고 자동차는 관세 장벽 우려가, 배터리는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으나 추격하는 중국이 문제”라며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경제 방향성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한화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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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꼴찌 수준의 성적인 한국 증시이나 ‘진짜 바닥’은 아직 오지 않았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센터장은 2025년 한국 증시의 불안요소로 수요부진에 따른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그리고 1500원에 육박한 달러·원 환율 등을 꼽았다. 원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는 “전자 등 대형 종목이 치고 올라가야 지수도 올라갈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힘든 상황”이라며 “배터리를 비롯한 전통적 개념의 제조업이나 에너지, 화학 업종 등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0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넘어 근심을 감추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미 무역 흑자가 가장 증가한 국가 중 하나가 대한민국인 만큼 트럼프의 영수증이 언제든 날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타깃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등을 겨냥했는데 모두 대미 무역흑자가 크게 증가한 국가”라며 “다음 차례는 한국이 될 수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상당한 경제적 압박이 있을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재취임과 별개로 글로벌 증시에서의 미국의 주도권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구조 등을 감안한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이 여전히 우선순위다. 박 센터장은 “내년에도 미국 증시는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뉴욕 증시의 글로벌 시총 비중이 50%를 돌파하면서 달러 강세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짚었다.
시장이 불확실성의 늪에 빠지면서 투자 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박 센터장은 증시가 엄중한 상황일수록 리서치센터가 적확하고 깊이있는 투자정보를 고객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함께 일하는 후배 애널리스트에 ‘깊이 있는’ 리포트를 주문하는 이유다. 그는 “시장에 쏟아지는 리포트와 똑같은 내용을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속도도 중요하나 깊이가 중한만큼 후배 애널리스트에 해당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라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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