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181명 중 176명 사망, 3명 실종…2명만 생존한 듯
실종자 막판 야간 수색 중…소방 "생존 가능성 높지 않아"
"새 충돌 주의" 교신·구난 신호 뒤 동체착륙하다 시설물 '쾅'
연말 가족여행객 상당수 탑승한 듯…"특별재난구역" 선포
국토부 조류 출몰규모 등 원인조사…경찰 감식 지원·수사
[무안=뉴시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 구조물 등을 충돌해 기체에서 불이 나고 있다. (사진=무안소방서 제공) 2024.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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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뉴시스] 정진형 변재훈 박기웅 성소의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가 공항 시설물을 정면충돌, 현재까지 176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는 대형 항공 참사가 났다.
사고 직후 기체가 활주로 주변에 산산조각나고 불에 대부분 타 생존 승무원 2명을 뺀 탑승자 대다수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을 반갑게 맞았어야 할 공항 대합실에서는 절규와 울음 만이 울려퍼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고 직전 조류 충돌 주의 관제 교신이 있었던 점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과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29일 오전 전남 무안공항에서 소방 당국이 착륙 도중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가 난 여객기 주변 화재 현장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4.12.29.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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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명 탄 여객기가 활주로 넘어 담장 '쾅'…대다수 사망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랜딩 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났다.
이어 시설물을 정면충돌,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기체 동체는 후미(꼬리)만 형체를 남기고 활주로 주변 곳곳에 파편으로 튀거나 모두 탔다.
사고 여객기에는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객 중 태국인 2명을 제외한 179명이 한국인이었다.
소방 당국이 구조·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고 초기 구조한 승무원 2명 외에는 현재까지 생존자는 없다.
이날 오후 5시26분 기준 사망자는 176명(남성 82명·여성 83명·확인 중 11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나머지 실종자 3명은 생사를 알 수 없으나 소방 당국은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여객기 동체 잔해를 수습하던 중 불에 탄 좌석을 들어올리고 있다. 2024.12.29.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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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여행 떠난 가족 탑승객 많은 듯…만 3세 승객도
사고 여객기에는 연말 여행에 나선 가족 단위 탑승객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연말을 맞아 태국 3박5일 패키지 여행에 나선 가족 여행객이 상당수 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생 3세 남아로 확인됐다. 생사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탑승객 연령대도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이 밖에도 전현직 공무원, 전남도교육청 소속 교직원 등도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안=뉴시스] 박기웅 기자 =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서 한국공항공사와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해 탑승자 가족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29. pboxer@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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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알려달라" "일가족 탔는데" 유족 울분·오열·실신
한국공항공사와 소방 당국이 차례로 구조 현황을 발표하자, 가족들은 "몇시간째 아무런 설명이 없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사고가 난 직후 브리핑은 오전에 한 차례 뿐이었다", "왜 탑승자 생사 문제를 가족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느냐"는 아우성이 쏟아졌다.
일부 가족은 "어디에서 기다려야 하는지, 사망자 신원은 확인됐는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브리핑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된 사람 만이라도 이름을 알려달라"고 소리쳤고,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인적사항이 공개되자 애끓는 울음과 절규에 가까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유족은 "아들과 며느리, 손주가 탔다. 아이는 9살이고 며느리는 거기(제주항공) 직원인데 모처럼 쉬는 날이라 같이 여행갔다"며 울먹였다.
사망자 신원이 속속 확인되면서 감정이 격해진 일부 탑승자 가족은 강하게 항의했고,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진 유족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전남 무안군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무안 항공기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화상회의를 주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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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특별재난지역' 선포…범정부 수습·야간 수색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고 50분여 뒤인 자신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본격 가동했다.
최 대행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1차장으로,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을 2차장으로 중대본을 구성해 범정부적 역량 동원, 신속한 대응, 피해 수습방안 강구를 지시했다. 특히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중대본 회의를 마친 뒤에는 곧바로 참사 현장을 찾았고, 이어 무안군청에서 중대본 회의를 다시 열기도 했다.
현재 무안공항 안팎에는 한국공항공사·소방청·경찰·해경 등 관계 당국 723명이 총동원돼 실종자 수색·유류품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장에는 부산지방항공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역사고수습본부가 설치됐다.
현장에는 소방 490명, 경찰 455명, 군 340명, 해경, 지자체 등 관계기관 1572명이 사고 수습에 투입된 상태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12명 수색을 위해 곳곳에 조명을 설치, 굴착기 2대와 대형 크레인 등 중장비가 투입돼 야간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태국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12.29. mangust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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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충돌 주의" 교신 이후 사고…원인 규명 시작
항공 사고 원인 규명을 도맡는 국토부는 사고 직전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주의보" 교신을 한 지 얼마 안 돼 조종사가 긴급구조신호 '메이데이'를 선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오전 8시54분 관제탑이 착륙허가를 내렸고 오전 8시57분 재차 조류 이동(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했다. 이후 8시59분 사고 항공기 조종사가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 선언을 했고, 오전 9시3분 항공기가 시설물을 충돌하며 사고가 발생했다.
메이데이 선언 직후 복행(재착륙을 위해 다시 떠오르는 것)하지 않고 당초 착륙 방향이 아닌 19방향(반대 방향)으로 착륙하려다 활주로를 지나 담벼락까지 충돌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착륙 직전 오른쪽 날개 엔진 고장과 랜딩기어가 제대로 펼쳐지지 않은 채 이른바 '동체 착륙'한 사실 사이의 연관성은 없어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조류충돌 위험 경보 발령 당시 정확한 새떼 (출몰) 규모, 여객기의 과거 사고·정비 이력 등은 파악 중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반 소속 조사관들이 현장에서 초동 조사 중이다.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는 수거했고, 음성기록 장치는 수색 중이다.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까지 걸린다고도 했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내년 1월1일 오전 5시까지 폐쇄키로 했다.
사고 기체는 189좌석을 갖춘 보잉사의 B737-8AS로 2009년 8월 제작됐다. 기령으로 15년된 비교적 신형으로 분류된다.
사고기 조종사의 비행 시간은 기장이 6823시간, 부기장은 1650시간이었다. 기장은 2019년 3월, 부기장은 2023년 2월 사고기 조종을 맡았다. 운항사 제주항공 측은 기체 점검·정비나 운항 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도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 현장 지원·수사에 나선다. 경찰청 과학수사심의관을 단장으로 하고 과학수사요원 169명으로 꾸려진 지원단을 급파했다. 지원단은 현장 감식, 신원 확인, 피해자 보호 및 유족 심리상담 등을 맡는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이 이끄는 전담 수사본부(전남청·일선서 3곳·기동대 579명 규모)도 차려진다. 수사본부는 국토부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형사 처벌 여부를 검토한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항공기 엔진 폭발이 지목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주변으로 철새떼가 날고 있다. 2024.12.29. leeyj2578@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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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내 시설물과 충돌했다. 해당 여객기는 랜딩기어가 제때 펼쳐지지 않으면서 두 차례 가량 착륙에 실패했으며 활주로를 벗어나 불시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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