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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조건 없는 사랑의 핵심[내가 만난 명문장/윤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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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부모가 자식에게 주어야 할 것은 뿌리와 날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동아일보

윤안나 독일 출신 콘텐츠 프로듀서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이 명언은 조건 없는 사랑의 본질을 잘 보여 준다. 뿌리(Wurzeln)는 자녀의 정체성을, 날개(Fl¨ugel)는 미래에 대한 꿈과 사명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부모님께서 외국에 사는 딸을 보고 많이 슬퍼하시겠어요.” 이 질문은 마치 내 선택이 부모님께 고통을 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듯 느껴졌다. 늘 불편했던 이 질문에 대해 작년 독일 방문 중 어머니께 직접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엄마, 제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사는 게 슬프지 않으세요?” TV를 보던 엄마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아니.”

놀란 나에게 엄마는 설명했다. 부모로서 자신의 행복은 자식의 행복에 달려 있다고. 내가 불행하다면 엄마도 불행하지만, 내가 잘 지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조건 없는 사랑이란 신뢰와 자유에 관한 것임을. 상대방을 믿고 성장할 자유를 허락하는 것. 이런 기반이 없다면 우리는 성장하기 어렵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 누군가 당신을 믿어준 덕분에 한계를 넘었던 때였는가? 독일어로 ‘Urvertrauen’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기초적인 신뢰’로,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지지받는다는 깊은 믿음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특히 계급 구조와 경직된 시스템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 작은 실천을 제안하고 싶다. 당신의 주변에서 신뢰와 격려가 필요한 한 사람을 떠올려 보라. 그리고 그에게 진심 어린 칭찬을 전해 보라.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이 작은 행동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지켜보라. 조건 없는 사랑은 신뢰와 자유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우리를 성장시키고, 또 다른 이의 성장을 돕는 기반이다.

윤안나 독일 출신 콘텐츠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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