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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 고장?… 자체결함 가능성 살펴봐야[제주항공 참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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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 두고 논란 확산
업계 "유압장치 문제 있었을 수도"
항공기 비정상적 착륙지점도 의문
국토부, 블랙박스 분석해 확인 예정


파이낸셜뉴스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사고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살피고 있다. 방위각 시설은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로, 흙으로 된 둔덕 상부에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는 구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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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7C2216편 참사로 181명의 탑승객 중 179명이 사망한 비극이 벌어진 지 하루가 지났지만 방위각 시설 설치, 랜딩기어 결함 가능성, 동체착륙 과정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기 충돌 지점은 활주로 끝단에서 약 323m 떨어진 방위각 시설로 확인됐다. 이 시설은 항공기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안전장비로 무안공항의 방위각 시설은 콘크리트를 흙으로 덮은 둔덕 위에 다시 콘크리트를 올린 후 안테나를 설치한 형태다.

국토부는 "여수공항, 청주공항 등 국내 다른 공항에도 유사한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설계가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은 계속된다. 국토부는 설치기준의 국제규격 적합성 여부, 사고와의 연관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것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당시 조종사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보고하며 비상선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조류 충돌이 랜딩기어에 직접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랜딩기어 손상보다는 유압장치 결함 가능성이 더 높다"며 "랜딩기어 자체 결함 여부를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블랙박스 데이터를 분석해 랜딩기어와 유압장치 작동상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항공기 착륙지점이 통상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이 늦어지는 부분이다. 사고기는 활주로 01방향에서 복행 후 활주로 19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으나, 활주로 3분의 1 지점에 착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통상적 착륙지점보다 뒤쪽이어서 활주로 초과로 이어진 배경에 대한 조사도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추정치와 관련해서 혼선이 있는 상황이지만, 블랙박스 데이터를 통해 터치다운 지점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제탑과 교신이 원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언급하며, 관제사 면담 및 교신기록 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것을 촉구했다. 사고기에서 회수된 블랙박스는 이날 오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됐으며, 데이터 추출 가능 여부를 확인 중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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