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형사 기소 사법 리스크는 해소했으나, 민사 소송 결과 뒤집기엔 실패했다. 과거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500만달러(약 73억6000만원)를 배상하도록 한 판결이 잘못됐다며 법원에 재심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은 캐럴이 승소한 성범죄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1심 재판이 잘못됐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제기한 재심 청구가 재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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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은 1990년대 중반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법원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500만달러의 배상을 명령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 변호인단은 1심 재판이 부적절한 증인 진술 및 증거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당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제시카 리즈는 30대였던 1970년대 후반 뉴욕행 항공기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진술했다. 미 주간지 '피플'의 기자였던 나타샤 스토이노프는 2005년 인터뷰를 위해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자택에 방문했다가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외설적 발언이 담긴 '액세스 할리우드'의 녹음파일도 재판 과정에서 증거물로 제시됐다.

법원은 트럼프 당선인 측이 1심 판결의 잘못과 재심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의가 제기된 판결 중 어느 것에도 지방법원이 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캐럴이 별도로 제기한 명예훼손 위자료 지급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캐럴에게 위자료 8330만달러(약 1226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재판 결과에 대해서도 항소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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