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의 전설’ 장훈 [연합]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재일교포 2세 장훈(84)이 몇 년 전 일본으로 귀화했다고 밝혔다.
장훈은 지난 29일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처음 하는 얘기”라며 “몇 년 전에 국적을 바꿨다. 지금은 일본 국적”이라고 말했다.
장훈은 돌연 국적을 변경한 이유에 정치적 이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때 (한국의) 어떤 정권이 재일교포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한 적이 있었다. 멋대로 일본에 갔다든지, 다른 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식이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이어 “재일교포는 (일본에)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다. 징병으로 끌려오거나 먹고살기 힘들어서 온 것”이라며 “일본에서 필사적으로 일하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적은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도 있다. 당연히 부모의 피를 이어받은 재일동포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라고 했다.
장훈은 한국 야구계에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현역 은퇴 직후 특별보좌역을 요청받고 한국 프로야구 창설에 힘썼다”며 “일본 야구계에 있는 재일교포 선수들을 전국에서 찾아내 한국에 가도록 했다. 그 덕분에 초기 한국 프로야구가 흥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한일 가교 역할을 하고, 재일 한국인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야구한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년 전 한국 야구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한다고 관계자가 찾아왔지만 거절했다”며 “20년 넘게 특보로 일했는데 한국시리즈, 올스타전 초대는 한 번도 없었다. 한국의 나쁜 점이다. 은혜도 의리도 잊어버렸다”고 했다.
장훈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야구인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에서 활약한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레전드 타자로 꼽힌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통산 3000안타의 위업을 달성하면서도 오랜 기간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지 않아 야구계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았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