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마켓서 가품 판매, 정밀검수 제한 상품 진열 안내 미흡
검수 시스템 2022년 도입, 크림·솔드아웃 대비 2년 늦어
번개장터가 지난해 11월 개최한 '데일리패션뉴스·번개장터 번개 플리마켓 럭셔리'에서 가품 루이비통 가방을 판매해 논란이 된 가운데 과거 가품 의심 상품 판매 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시 서초구 번개장터 본사 입구 /우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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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플리마켓 행사에서 '짝퉁 루이비통'을 판매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과거 가품 의심 상품 거래 중개 사례가 주목된다. 지난 2022년부터 검수 서비스를 도입하고 지난해 전문 검수 시설을 증설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려 하고 있지만 가품 의심 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지난해 11월 30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서 개최한 '번개장터 번개 플리마켓 럭셔리' 행사에서 가품 판매 의혹을 받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 등이 판매자로 참여해 2000여 점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행사다. 300여 명 소비자가 방문했고 티켓은 1인당 2만원에 판매됐다.
이 행사에서 가품이 판매됐다는 사실이 확산된 것은 유튜버 A씨가 지난 11일 본인 유튜브 채널에 번개장터 플리마켓에서 구매한 루이비통 가방이 가품이었다며 번개장터 관계자들과의 소통 내용을 정리한 동영상을 올리면서다. 그는 정가 330만원 상당 루이비통 가방을 플리마켓에서 130만원에 구매했고 이후 이 제품이 한국명품감정원으로부터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번개장터 측은 "자사 명품 검수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해당 제품은 번개장터 검수 결과 이미 가품으로 확인된 상품이었지만 행사 현장에서 근무하던 직원 실수로 판매가 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품 판정을 받은 상품은 판매하지 않지만 직원이 가격택을 실수로 부착했다는 것이다. 번개장터는 지난달 24일까지였던 플리마켓 구매 상품 환불 신청 기간을 31일까지 늘리고 무상 재검수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행사에 방문한 고객들의 티켓은 전액 환불했다"며 "환불 신청 기간에 받은 구매 상품 재검수 요청은 이후 일괄 진행한 뒤 정가품 여부를 점검하고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번개장터가 플리마켓 럭셔리에 대해 '번개케어 정품 검수 서비스를 통해 정품만이 판매된다'고 홍보한 것과 달리 판매된 상품 중 검수를 받지 않은 제품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 빈축을 샀다.
'번개케어'는 번개장터가 지난 2022년부터 운영하는 자체 검수 서비스다. 판매자와 구매자 거래에 개입해 상품의 가품 여부를 대신 감정한다. 다만 번개케어는 특정 카테고리, 브랜드 및 모델에 한해서 상품 컨디션과 성질이 적합할 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번개케어 서비스가 어려운 상품들도 플리마켓 럭셔리에서 판매됐지만 이에 대한 공지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회사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플리마켓에서 검수를 진행한 제품과 검수하지 않은 제품이 구분돼 판매됐지만 이에 대한 안내가 미흡했고, 부정확한 홍보 문구로 오해를 야기했다"고 발표했다.
번개장터가 '데일리패션뉴스·번개장터 번개 플리마켓 럭셔리' 행사 홍보 문구에서 정품만이 판매된다고 공지했지만 미검수 명품 상품도 함께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 반발을 샀다. 사진은 번개장터와 함께 행사를 기획한 웹 매체 데일리패션뉴스 홈페이지 캡쳐 /데일리패션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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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에는 한 소비자가 번개장터에서 구매한 일본 브랜드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 신발이 가품으로 의심된다며 회원수 115만 명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에 게시글을 올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번개케어 정품 인증을 받은 구매 신발이 크림과 솔드아웃, 민간기관인 한국명품감정원 명품 검수 결과 가품 판정을 받았다. 이후 번개장터 측에 재검수를 요청했지만 해당 상품은 번개케어에서 두 번 정품으로 검증됐기 때문에 재검수가 반려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비자는 신발 유튜버 B씨와 접촉해 해당 내용을 동영상으로 다뤘고 지난해 9월경 번개장터 측은 신발 환불을 결정했다. 또 환불과 함께 신발 재검수를 진행한 뒤 가품일 경우 200% 보상을 약속했다. B씨가 지난달 25일 게시한 동영상에 따르면 번개장터 측은 재검수한 신발을 정품이라고 최종 판정 내렸다. 이후 자체 검수 결과 가품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보상은 진행되지 않았고, 회사로부터 정품이라는 근거는 따로 제시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네이버 카페에는 번개케어 검수를 지원하지 않는 브랜드를 구매할 때 가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게시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지식재산보호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번개장터에서 적발된 위조상품 건수는 1588건, 지난해 1~8월 누적 적발 건수는 862건이다. 자체 검수 서비스를 도입하기 전인 지난 2021년 번개장터 위조상품 단속 건수는 3만8047건에 달했다. 장철민 의원은 "이익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위조상품 판매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 및 차단 의무 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7월 성수동에 제2검수센터를 개설했다. 번개케어로 거래되는 상품들의 정가품 여부를 판단하는 시설이며 제2검수센터는 '명품 전문' 검수센터다. 기존 제1검수센터는 디지털·의류 품목을 중심으로 검수한다. 번개케어 검수를 통해 판별되는 중고 명품의 가품 비중은 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한 번개장터는 명품 검수 후발 주자"라며 "2년 가량 앞서 검수를 진행한 경쟁 플랫폼 크림·솔드아웃에 비해 검수 데이터 축적량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검수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검수는 물론 고객 대응 서비스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번개장터는 솔드아웃·크림 등과 검수 방식, 취급 상품 범위 등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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