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속 원·달러 '상고하저' 전망
트럼프·정국불안에 상반기 1500원 가능성도
하반기 불확실성 일부 해소…1400원 전후서 등락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67.5원)보다 5.0원 오른 1472.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404.77)보다 5.28포인트(0.22%) 내린 2399.49에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65.97)보다 12.22포인트(1.83%) 상승한 678.19에 거래를 종료했다. 2024.12.30. ks@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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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새해에도 강달러가 이어지며 원·달러는 140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맞물리는 1분기를 고점으로 점차 진정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1300원대 초반 안착은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달러 강세와 정국 불안,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겹치는 1분기 1500원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하반기 국내외 불확실성 일부 해소에도 1400원대를 중심으로 고환율을 이어갈 것이란 시각이다.
작년 환율 1472.5원 마감…외환위기 이후 최고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던 12월 30일 오후 3시 종가로 1472.5원을 기록했다. IMF(국제통화기금) 구제를 받던 1997년 종가인 1695.0원 이후 최고치로 일년새 상승폭은 184.5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1995년 상승폭(850.1원)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환율은 강달러와 원화 가치 절하가 동시에 맞물리며 급속도로 뛰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기점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지며 달러값은 연초 102선에서 108선대로 치솟았다.
반면 원화값은 반도체 경기 부진과 소비 위축 등에 따른 저성장 우려와 정치 불안에 절하됐다. 국내외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을 1%대 중후반으로 낮춰잡고 있고, 국내 정치 불안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원화값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달 초 1400원대 초반이던 환율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한때 1446.5원까지 치솟았고, 탄핵 가결에 1450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안 발의 소식에는 장중 1486.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피닉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2월22일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4.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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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정국 불안에…연초 불확실성 지속
문제는 연초에도 환율에 힘이 빠질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취임인 1월에는 현재 108선인 달러값이 더 뛸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경기 호조, 보호무역, 이민자 정책 등 달러 강세를 유발할 정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도 골칫거리다. 지난해 12월 FOMC(연방준비제도)는 점도표를 통해 기존 4번이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2회로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108선인 달러지수가 110선까지 뛸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연준이 최대 2회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트럼프 정책에 따른 고인플레이션 우려로 동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반해 걷히지 않는 국내 정치 불안은 원화값을 끌어내려 원·달러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절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탄핵 가능성도 변수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발의 때 원·달러는 30원, 국무총리 탄핵 때는 20원 가량 올랐다.
저성장 우려에 따른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원화값 약세 요인이다. 한은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성장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 안정 리스크(위험)에도 유의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무총리(한덕수) 탄핵소추안을 상정하자 권성동(의장석 오른쪽)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7. suncho21@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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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환율은 '상고하저'…1300원 초반 진입 어려워
전문가들은 당분간 1500원대 환율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시각을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 불안이 지속에 트럼프 취임이 있다는 점에서 1500원대도 가능하다"면서 "5~6월 대선 등 정치적 이슈가 끝나기 전까지 계속해서 고환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 정책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관세 정책이 축소되는 등 트럼프 정책이 시행과정에서 완화되며 달러지수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1300원대 초반 진입은 어렵다는 시각이 다수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고환율을 보이다 점차 국내 정치 불안이 진정되며 2~3분기에는 1400원 전후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내년 말에는 트럼프 무역 정책 시행에 원화가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해 들어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고, 수출업체 물량 출현 통한 은행권 단기차입 확대 시 환율도 안정될 것"이라면서 "상반기 평균 환율은 1400원대 초반으로 예상하며 이미 높은 현 레벨에서 연간으로는 상고하저의 궤적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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