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해 온 한국, 중국, 일본이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도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벌어진다. 동시에 안전성을 높이고 배터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신소재 개발도 화두다. 도심항공교통(UAM) 같은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개발도 진행된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올해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 출시를 예고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주재료인 나트륨이 소금의 주성분으로 흔하기 때문에 희소 자원으로 분류되는 리튬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보다 제조 원가가 낮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안정성이 높고 저온에서도 성능이 우수하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이 개발 중인 나트륨 이온 배터리 (CAT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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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은 지난 2021년 1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출시한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160Wh/㎏이었는데 차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200Wh/kg 이상으로 높이고 영하 40도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극한 환경에서도 사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CATL이 상용화를 준비하는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수년 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두고 치열한 경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토요타는 2027~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삼성SDI도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CATL 역시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소량 생산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참관객이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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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고 화재 위험은 낮출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각광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샘플 생산 단계에 진입한 상태로 특성 평가에서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져 상용화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를 대형화하는 과제가 남아있고 현재 공정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기 어려운 만큼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극 재료로 황을 사용하는 리튬황 배터리도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다. 황은 지구에서 17번째로 풍부한 원소로 가격이 저렴하며 무게가 가볍다. 양극에 황을 사용하면 배터리 무게를 줄이고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항공모빌리티용으로 활용도가 클 것으로 주목받는다. 리튬황 배터리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앞서나가고 있다. 수명 문제가 극복해야할 숙제로 이를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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