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권이 똘똘 뭉쳐 국정 안정을 위해 힘을 쏟아도 모자라는데 그저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에만 매진하고 있단 비판이 거셉니다. 정치부 최규진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12·3 내란 사태' 이후 대통령실 참모진이 사의를 표명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성격이 다르지 않나요?
[기자]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 4일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전원 사의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열흘 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이 되자 "권한대행의 국정 수행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정진석/대통령 비서실장 (2024년 12월 15일) : 앞으로 대통령 비서실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좌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업무 협조 문제, 이런 것들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서…]
그런데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하자, 대통령실 참모진은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며 반발했고, 사실상 항명 성격으로 전원 사의를 표명한 겁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 강하게 반영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국정 혼란이 계속되고 있고, 더군다나 최근 '제주항공 사고' 수습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민생 챙기기는 뒷전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앵커]
그리고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참모들이나 김태규 직무대행은 국무위원이 아니잖아요. 최 권한대행에 결정에 반발하는 근거가 있는 건가요?
[기자]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의 실장급 참모진은 국무위원이 아닌 국무회의 참석자입니다.
김태규 직무 대행 역시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는 공무원입니다.
국정운영을 하는 내각의 일원이 아닌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보좌기관에 불과한 겁니다.
때문에 민주당은 이들이 "내란 단죄에는 사표를 내가며 훼방을 놓는다"며 "정부 위원의 대행에 불과한 사람이 행패에 가담했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여당 내에서조차 쓴소리가 나왔는데 한번 들어보시죠.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대통령실도 그렇고, 총리실도 그렇고, 다른 내각도 그렇고. 각자가 국정 안정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대해서 잘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결정하고 행동해 나가줬으면 하는 게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앵커]
국무회의에서 최 대행을 비난했다고 하는데, 어떤 국무위원들이 목소리를 높였습니까.
[기자]
어제(31일) 국무회의에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특히 최 대행을 향해 날을 세웠다고 하는데요.
김 장관의 경우엔 계엄 선포 당일 있었던 국무회의엔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무위원들 중 홀로 고개를 숙이지 않았습니다.
김 장관 외에 다른 국무위원들도 어제는 대부분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비판한 걸로 전해졌는데요.
국무위원들은 앞서 한덕수 총리에 대한 권한대행 탄핵안이 국회에 올라가기 직전에도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재고해달라며 "권한대행 체제에서 겨우 안정된 경제시스템과 대외신인도가 또다시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하던 날엔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습니다.
최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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