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가 새해 첫날 전국 5번째 '특례시'로 공식 출범했다.

화성시는 1일 정명근 시장, 배정수 시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칠승·송옥주 국회의원, 시·도의원, 시민·기업·공직자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중앙로비에서 특례시 출범을 기념하는 현판 제막식과 기념식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무안공항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시는 특례시 출범을 기념해 '특별한 시민, 빛나는 도시, 화성특례시'라는 슬로건도 공개했다. 새 슬로건은 104만 대도시로서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시민들에게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1일 화성시청 중앙로비에서 개최된 '화성특례시 출범 기념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제막 행사를 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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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만 소도시, 23년 만에 104만 대도시로 도약

2001년 시 승격 당시 인구 21만명의 소도시였던 화성시는 23년 만에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성장하며 '특례시'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됐다. 경기도 수원·용인·고양시, 경남 창원시에 이어 전국 5번째다.

'특례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지위를 유지하되,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재정적 권한을 갖게 되는 되는 새로운 지방행정체계의 모델이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임에도 광역 행정 수요에 대응하고 지역 개발을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음에도, 기초지자체라는 법적 지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화성시는 특례시 승격으로 17개의 행정·재정적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건축물 허가 권한이다. 그동안 21층 이상 건축물 허가는 경기도지사의 승인이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50층 이하, 연면적 20만㎡ 미만 건축물 허가는 시가 직접 처리하게 된다.

복지 혜택도 확대된다. 사회복지급여 소득인정액 기준이 중소도시(8500만 원)에서 대도시(1억3500만 원) 수준으로 5000만원 상향돼, 기초연금이나 장애인연금·긴급지원 등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혜자 범위가 넓어진다.

지역 맞춤형 발전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 구체적으로 ▲신기술창업집적지역 지정 협의 ▲물류단지의 지정·해제·개발·운영 ▲관광특구 지정 평가 등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 전략을 수립·추진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문화·경제·교통 등 도시 경쟁력 키울 것"

화성특례시의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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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특례시 출범을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도시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민 복지와 문화 생활 향상, 선순환 경제 구축, 교통망 확충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 정명근 시장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시는 ▲민생경제 회복 ▲첨단산업 육성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 ▲균형 있는 도시발전 등 4개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시는 우선 ▲기본소득 ▲주거 ▲돌봄 ▲교육 ▲교통 분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주력한다. 특히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올해 전국 최고 수준인 5090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해 골목경제 활성화에 힘쓸 예정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 등 미래 핵심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행정 서비스를 도입하고 시민들의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AI 혁신 중심 도시로 도약할 계획이다.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 분야에서는 ▲서해마루 유스호스텔 ▲동탄중앙도서관 ▲병점다목적체육관 등 다양한 공공시설을 확충한다. 내년부터는 '화성예술의전당' 운영을 통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동탄권 ▲동부권 ▲서부권 ▲중부권 등 각 권역의 특색을 살린 맞춤형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특화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 도시의 균형발전을 추구해 나갈 계획이다.

정 시장은 "특례시 출범은 화성시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염원을 담아 화성특례시를 빛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지금까지 도시의 눈부신 발전을 만들어주신 시민과 함께라면 화성특례시의 재도약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시민의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한편 시는 무안공항 사고로 당초 3일로 예정했던 특례시 출범식 행사는 잠정 연기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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