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4 (토)

[단독] "콘크리트 기둥 19개 박혔다"‥ 상판까지 덮은 '로컬라이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앵커 ▶

이번 참사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것 중 하나가, 로컬라이저 설비인데요.

언뜻 보기엔 흙더미처럼 보이는 둔덕 안에, 19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촘촘히 박혀 있었던 것으로 MBC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보기보다 훨씬 단단했던 셈인데, 지난해 개량공사 과정에선 콘크리트 상판도 추가로 얹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사고기가 부딪힌 건 대략 2미터 높이의 둔덕입니다.

둔덕 위에 설치한 작은 막대 모양 장비가 항공기 착륙을 돕는, 로컬라이저입니다.

결국 이 둔덕은 로컬라이저를 잘 고정시키려고 만든 받침대인 셈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단순한 흙더미 같지만, 이 둔덕 안에는 콘크리트 기둥 19개가 박혀 있습니다.

기둥 하나의 폭은 30센티미터, 높이는 1.65미터입니다.

활주로 정면에서 보면 기둥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옆에서 보면 그 가로 폭이 2.3미터에 달합니다.

널찍한 판자 모양으로 콘크리트 벽을 촘촘히 세워둔 겁니다.

[김광일/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최대) 25kg짜리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지지하는 힘이 그렇게까지 탄탄하게 고정할 필요가 있었나… 약하게만 만들어놨으면 활주로 코앞에다가 갖다가 붙여놔도 되는건데…"

이 19개 콘크리트 기둥은 지난 2007년 무안공항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최초에 우리 준공됐을 때도 둔덕 형태의 시멘트 지지대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특히 이 구조물을 처음 만들었을 당시엔 기둥 높이가 1.9미터로 지금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둔덕의 윗부분으로 콘크리트 기둥이 일부 노출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3년 이 구조물 개량공사가 이뤄집니다.

내구 연한이 지나면서 19개 기둥을 각각 25센티미터씩 잘라낸 뒤 그 위에는 콘크리트 상판을 얹었습니다.

새로 생긴 이 콘크리트 상판은 가로 42미터, 세로 4.2미터, 두께는 30센티미터였습니다.

게다가 이 네모난 상판의 둘레에는 에워싸듯 콘크리트를 더 갖다 붙였습니다.

[주종완/국토부 항공정책실장]
"(로컬라이저) 안전성 이런 것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렇게(상판을) 보강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로컬라이저는 확실히 고정됐지만, 콘크리트 둔덕은 장벽처럼 단단해졌습니다.

국토부 지침을 보면, 로컬라이저를 세울 지지대로는 '연약한 지반'을 선택하고, 지표면과 같은 높이로 하라고 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경사가 있는 활주로에 지반 높이를 맞추려다 보니 둔덕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박초은 / 3D 디자인 : 정연규, 이승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박초은 / 3D 디자인 : 정연규, 이승연 장슬기 기자(seul@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