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 행렬이 외부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이날 희생자 179명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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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 잘 지내.”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1일 여동생을 잃은 유족 A씨는 공항 계단에 마련된 포스트잇에 이렇게 적었다. 이날 하루만 공항 계단 손잡이엔 300여 개가 넘는 추모 포스트잇이 붙었다. 유족 700여 명은 오전 11시쯤 참사 현장을 방문해 간소하게나마 차례상을 마련해 희생된 가족들과 새해 인사를 나눴다. 차례 도중 현장 인근 외벽 너머로 통곡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딸을 잃은 아버지 B씨는 “새해 첫날 딸을 위한 절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공항 여객터미널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전국에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3시30분이 되자 추모객 줄은 1㎞에 달했다. 오후 4시까지 무안공항 분향소에 4167명 등 전남 각지 분향소에 2만 6230명이 찾았다고 한다. 광주에서 분향소를 찾은 예비 신부 노미래(34)씨는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영정사진에선 해맑게 웃고 있었다. 행복한 삶을 미처 다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렸다. 영광에서 온 최기선(58)씨는 “울지 않고 추모하기로 다짐했는데 고인 사진과 명패를 보니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며 “당분간 이곳에서 유족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정혁(40)씨는 “7세 아이와 함께 와 40분 넘게 기다리고 있지만, 시신을 인도받지 못해 애타는 유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30여 명도 이날 목포신항에서 신년 합동차례를 마치고 무안공항 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진상 규명, 재발 방지, 책임자 처벌 등에 대해 연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서울시청 본관 앞 분향소를 찾아 참배한 뒤 조문록에 “안전한 사회가 되도록 경제계가 힘을 보태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무안=이찬규·박종서 기자, 최현주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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