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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못 벌면 국내시장까지 다 뺏긴다···'수익성 비상' 울린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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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기업, 수익모델 확보에 집중

생태계 장악한 빅테크, 수익화 경쟁으로

'투자 한계' 속 수익화 전략 필수 과제로

韓 기업들, 커머스·B2B 앞세워 돌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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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고군분투 중인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올해 최대 화두는 ‘수익성 확보’가 될 전망이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공룡들이 앞선 기술력과 자금을 앞세워 생태계를 장악한 상황에서 올해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를 시작할 태세다. 자금, 인력 등의 압도적 열세로 추격에도 버거운 국내 기업들로서는 AI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최소한의 생존 과제가 됐다. 막연하게 돈을 쏟아붓기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익을 기반으로 한 선순환 투자 구조를 이루지 못하면 ‘패스트 팔로어’는커녕 경쟁 자체에서 이탈할 수 있어서다.

2일 IT 업계에 따르면 새해 AI 업계의 최대 승부처는 ‘수익화’에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앞선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AI 구독 서비스와 유료화 모델을 속속 내놓으면서 수익성 경쟁을 시작했다.

생태계 접수한 빅테크, ‘곳간 쌓기’ 시작


오픈AI는 월 구독료 기반의 챗GPT 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키면서 AI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더 많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지배 구조를 공익법인(PBC)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지만 사실상 일반 기업처럼 영리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만 수익성을 강화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결국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강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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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검색, 클라우드, 유튜브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AI 기술을 통합하고 유료화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8월 AI 음성비서 서비스 ‘제미나이 라이브’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AI 검색 기능에 광고를 도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등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수익화 모델을 실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의 강점을 바탕으로 개인화한 광고를 제공한다.

최근 수년간 기술력 확보에 방점을 둔 ‘쩐의 전쟁’으로 시장 지배력을 선점한 빅테크들이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이익 창출을 노리는 모습이다. 기존 사업과의 연계 등으로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소비자 충성도까지 확보했다는 판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또한 AI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이익 확보를 돕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K-AI ‘수익성 확보’ 초비상···“못 벌면 경쟁 밀린다”



네이버, 카카오(035720), SK텔레콤(017670), KT(030200) 등 국내에서 AI 사업을 전개하는 대표 기업들의 상황도 복잡해졌다. 빅테크와의 기술력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업 지속 가능성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모색되고 있지만 최소한의 수익 규모를 실현하지 못하면 이를 실현할 기회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챗GPT와 같은 빅테크 기술들이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국내 이용자들을 겨냥한 국내 특화 서비스의 강점도 점점 희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어 특화 기능에서도 빅테크 기술이 앞서거나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대안 전략으로 제시됐던 ‘소버린 AI(AI 주권)’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수익화 성공 여부가 국내 AI 업계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수익화 전략은 커머스와 B2B에 힘이 실렸다.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경쟁에 여전히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네이버의 전방위적인 서비스에 AI를 덧입혀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 외연 확대로 시너지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커머스 부문에서 상반기 중 AI 기반 맞춤형 쇼핑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앱으로 출시해 수익화 기반으로 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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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비주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면서 확보한 동력으로 AI 경쟁력 확보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1분기 출시 예정인 초개인화 AI 에이전트 ‘카나나’가 핵심 무기다. 궁극적으로 카나나를 구독형 모델로 육성해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그 사이에는 핵심 수익원인 커머스에 AI를 접목해 부가가치를 최대한 창출하는 게 목표다.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B2B 영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 대신 퍼플렉시티, MS 등과의 협업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루는데 방점이 찍혔다. 무리한 투자 대신 파트너십을 통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IDC) 등 수익을 이루기 쉬운 B2B 분야에서 조속한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연말 인사에서 AI 사업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실행하는 등 이미 행동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중심의 수익성 확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AI 산업에서 기술 생태계 중심의 글로벌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장기적인 생존 전략에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빅테크가 비교적 덜 주목하고 있는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시해 내수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과거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현지화한 서비스로 빈틈을 공략해 ‘라인’을 성공시켰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의 미래 생존을 위해서는 초거대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는 점이 여전히 분명하다”며 “각 영역에 특화한 기업들이 뭉쳐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하고 정부도 산업 진흥 중심으로 파트너가 돼 ‘원 팀’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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